112 전화해 "아빠, 짜장면 먹고 싶어", "치킨 좀"..경찰은 다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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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새벽 시간이었다.
장난 전화로 여길 수도 있었으나, 경찰은 신고자가 위기란 걸 직감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남상윤 경사는 112 상황실 근무 당시 "저, 치킨을 시키려고 하는데요"란 전화를 받았다.
지난 20일 충남경찰청 112 상황실엔 "수육국밥 주문하려고요"란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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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새벽 시간이었다. 112상황실에 전화가 왔다. 한 여성이었다. 그는 "아빠, 나 짜장면 먹고 싶어서 전화했어"라고 했다. 장난 전화로 여길 수도 있었으나, 경찰은 신고자가 위기란 걸 직감했다. 아빠가 전화를 받는척 대화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모텔 객실 위치를 확인해 경찰이 출동했다. 거기엔 성폭력 가해자인 남성 두 명이 있었다. 경찰은 특수강간 혐의로 이들을 검거했다.
피해자가 112 신고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순간에도, 기지를 발휘해 알아차린 '예리한 경찰'들 사례에 시민들이 칭찬과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장난 전화를 많이 받아 그냥 지나칠 수 있음에도,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여 피해를 막아서다.
지난 22일엔 112 상황실에 전화가 와서, 신고자가 "나 집에 못 가고 역으로 가"라고 했다. 경찰은 수상하단 걸 직감했다. 신고자는 택시 기사였는데, 승객이 목적지를 계속 바꾸는 걸 이상하게 여겨 신고했다. 그 승객은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돈을 받으러 가던 수거책이었고, 경찰에 붙잡혔다.
지인과 통화하는 것처럼 구조 요청을 보낸 피해자도 있었다. 지난 5월엔 112로 전화가 와 "어, 어디야?"라고 신고자가 말했다. 경찰이 "어디예요? 지금 계신데가?"라고 물으니 "나 아직 시내지"라며 지인과 통화하는 것처럼 위치를 알렸다. 여성은 "흰색 구두 신고 있어서 발 아파"라며 자신의 복장을 설명하기도 했다. 신고자는 강제 추행 피해를 당한 상태였고, 경찰이 출동해 가해자를 검거했다.
지난 20일 충남경찰청 112 상황실엔 "수육국밥 주문하려고요"란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 피해자는 이별 통보 후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전화를 받은 최명예 경사는 여성의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 위급 상황임을 직감했다. 위치 파악 후 출동해 가해자를 붙잡고 여성을 구해냈다.
이른바 '말하지 않아도 되는 112 신고' 방식이다. 숫자 버튼을 두 번 '똑똑' 누르면, 소리를 들은 경찰이 112 신고 확인 후 피해자 카메라로 현장을 볼 수 있는 링크를 보낸다.
이를 클릭하면 경찰이 신고자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신고자는 경찰과의 비밀 채팅을 할 수 있게 된다. 경찰은 "신고자 위치를 보며 정확한 초동 조치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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