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호반건설, 불황 속 '내실 다지기' 재무체력 키웠다

서울 서초구의 호반건설 신사옥 /사진 제공=호반건설

호반건설이 올해 재계 순위 35위를 기록하며 지난해의 34위에서 1계단 밀려났지만 재무안정성은 더욱 탄탄해졌다. 회사는 건설업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며 사업 재추진 시점을 가늠하고 있다.

자본총액 10조 돌파...부채비율 '56.8%'

2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계열사 자산총액 16조8810억원으로 올해 재계 순위 35위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1계단 떨어졌지만 이는 해운사 업황 호조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재계 순위 38위에서 올해 32위에 오른 장금상선은 중동의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운임 인상과 환율 상승에 따른 표시통화 환산이익이 발생한 가운데 자산총액이 2023년 말 14조2010억원에서 2024년 말 19조4910억원으로 37.25% 불어나며 호반건설을 추월했다.

호반건설은 순위가 하락했지만 성장하지 못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재무안정성이 더욱 강화됐다. 자본총액이 10조원을 돌파해 10조7690억원에 달했고 부채총액은 6조1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9% 감소했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56.8%로 매우 안정적이다. 이는 부동산 불황으로 경쟁사들의 재무제표가 전반적으로 악화하는 가운데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자료=공시 가공

다만 건설사의 부채가 늘지 않은 것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아파트 등 부동산 개발사업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사업비를 조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부채 증가가 수반된다. 호반건설의 재무 변화는 분양 등 신규 사업보다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며 사업 재추진 시점을 살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단지의 미분양이 오랜 기간 해결되지 않은 점도 신규 사업을 순연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2022년 10월 분양한 호반써밋 센트럴파크(충남 천안시 일봉공원, 1737가구)를 비롯해 2023년 8월 분양한 위파크 더 센트럴(광주광역시 중앙공원 2지구, 695가구), 지난해 8월 분양한 위파크 제주(제주 제주시 오등봉공원, 1401가구) 등의 미분양 해소에 집중하고 있다.

하반기 분양·수도권 재개발 진출 '반등' 모색

호반건설은 탄탄한 재무체력을 바탕으로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하반기 4개 단지 분양과 함께 수도권 재개발사업 진출 전략을 세우는 등 활로를 열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하반기 분양이 예정된 4개 단지 중 자체사업장인 김포 풍무가 분양될 가능성이 높다. 이곳은 8~9월 중 모델하우스를 열 예정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아 이전처럼 공격적인 분양에 나설 수는 없으나, 하반기 우량 사업지를 중심으로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그간 자체사업 위주였던 전략을 변경해 수도권의 모아타운,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정부의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과 관련한 LH 민간참여 사업과 매입약정 사업 등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반건설은 주거 브랜드 '호반써밋'과 '위파크'로 알려진 건설특화기업집단이며 핵심 계열사로는 호반건설과 호반산업 등이 있다. 시행과 시공을 함께해 수익이 큰 자체사업의 비중이 높아 막대한 부를 쌓을 수 있었다. 최근 5개 사업연도(2020~2024년)에 거둔 순이익만 3조5400억원에 달한다.

2021년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고 주택, 용지 등 재고자산 증가와 회사 설립 등으로 2020년 말 기준 자산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대한전선을 인수해 자산총액이 약 30% 증가(2020년 말 10조7000억원→2021년 말 13조8000억원)하면서 재계 순위 33위에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계열사 수는 40개로 전년 대비 1개 늘었으며 연간 실적은 매출 9조780억원, 순이익 5800억원에 달했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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