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10 중 7은 벤츠·BMW 대신 제네시스 택한다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의 판세가 확실한 선두인 제네시스를 중심으로 벤츠와 BMW가 뒤따르는 모양새로 굳어지고 있다.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매년 실시하는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새 차를 구입한 소비자에게 ‘그 차를 사기 전에 마지막까지 비교한 차가 무엇인지’ 질문한 것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간의 경쟁 구도를 비교한 결과를 11일 보고했다.
제네시스, 프리미엄 시장 ‘원톱’으로 자리매김
2022년 조사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프리미엄 자동차는 구입자 3명 중 1명(32.1%)이 낙점한 제네시스였으며, 그 뒤로는 각각 5명 중 1명 꼴인 BMW(22.6%)와 벤츠(20.1%) 순이었다. 이들 3개 브랜드를 합치면 74.8%로 전체 프리미엄 차 4대 중 3대에 달했다 .
제네시스는 2020년 이후 다양한 신모델 출시로 꾸준히 판매를 확대해 2021년 처음으로 10만 대 이상(약 13만 8000대)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뛰어난 상품성, 수입 프리미엄 대비 우수한 가격 경쟁력 등의 요소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간 구입시점 경쟁구도 (컨슈머인사이트)

제네시스는 점유율 외에 타 브랜드와의 비교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제네시스와 BMW를 비교한 소비자 10명 중 7명(70.6%)이, 제네시스와 벤츠를 저울질한 소비자 10명 중 6명(62.8%)이 제네시스를 선택했다. ‘제네시스-벤츠’ 또는 ‘제네시스-BMW’ 사이에서 고민하던 고객 3명 중 2명(66.5%)의 결론이 제네시스였던 셈이다.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아우디, 볼보, 렉서스) 중 하나와 제네시스를 놓고 견주던 소비자도 비슷한 비율로 제네시스를 택했다.
브랜드 간 경쟁 관계에서 최종 구입한 브랜드의 비율을 비교하면 △제네시스 vs 벤츠(62.8% vs 37.2%), △제네시스 vs BMW(70.6% vs 29.4%), △제네시스 vs 아우디(73.6% vs 26.4%), △제네시스 vs 볼보(73.9% vs 26.1%), △제네시스 vs 렉서스(56.8% vs 43.2%)였다.

메르세데스-벤츠 E220d

 ■ 벤츠∙BMW 비교한 고객의 선택은 1 대 1로 팽팽
제네시스의 부상으로 벤츠와 BMW 간의 경합 강도는 과거에 비해 약화됐으나, 두 브랜드 간의 경쟁구도에는 변함이 없다. 경쟁규모가 14.9%로 여전히 프리미엄 브랜드 내에서 1위다. 그중 7.5%가 벤츠를, 7.4%가 BMW를 최종 선택했을 정도로 팽팽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아우디는 경쟁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실제 제네시스, 벤츠, 렉서스 구입자들은 최종 단계에서 아우디보다 볼보와 더 많이 비교했다. 다만 디젤 게이트 이후 크게 축소됐던 판매량은 이트론 등 신제품 출시와 적극적인 판매 전략을 통해 반등했다. 특히 벤츠, BMW와의 경쟁에서는 오히려 우위를 보였으며, 그 이면에는 좋은 판매 조건이 있었다. 그 밖에 볼보의 점유율은 4년 동안 2배로 크게 확대됐고, 렉서스도 ‘노 재팬’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 추세다.
프리미엄 시장 확대와 함께 자동차 구입 가격도 급등
최근 2년간 코로나 팬데믹, 차량용 반도체 품귀 등 다양한 이슈가 있었지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은 쑥쑥 컸다. 컨슈머인사이트의 기획조사에 따르면 1년 내 새 차 구입자의 프리미엄 차 보유 비중은 지난해 25%였다. 2020년 18%에서 2년 만에 3분의 1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평균 구입 가격은 6828만 원에서 7688만 원으로 12.6%, 국산차는 3379만 원에서 4075만 원으로 20.6% 상승했다.
제네시스는 높은 상품성과 가성비로 프리미엄 자동차 수요를 빨아들였다. 시장을 키우고 수입차 대체 효과를 거두는 한편으로 자동차 평균 구입가격 상승을 주도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전소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