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봄, 남고의 한 교실에서는 대청소 중이었다.
아직은 서먹한 친구들끼리의 대청소는 당연히 즐겁지 않았다.
그러던 중 한 친구가 안되나요를 조용히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주변의 아이들부터 흥얼거림은 번져갔고
'이별하게 되길 기이이이도 하면서어어어어어~~~'
이후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타이밍에
'안 되 나요~~~~~~ 그대 이별 하며어어어어엉어어어언~~"
물론 우리의 떼창은 담임의 저지로 끝이 났다.
서먹한 친구들과의 지겨운 대청소를 추억으로 남게 해 준 노래
'안되나요'는 그런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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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2학년 새터날(새내기 새로 배움터, 신입생 첫 엠티) 밤
술이 거나 하게 오른 아이들이 강당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아이는 피아노에 앉고, 그 옆에 한 친구가 서서 반주에 맞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첫곡는 스티비원더의 ribbon in the sky 였다
감미로운 음악이 흘렀지만 아이들의 담소는 끊이질 않았다.
그 다음노래가 휘성님의 안되나요 였다.
노래의 시작과 함께 아이들의 시선은 피아노 쪽으로 집중 되었고
역시 후렴의 시작은 100명이 넘는 남자 선후배들의 떼창과 함께 시작되었다.
태어나 처음 만난 신입생들과 선배를 하나로 묶어 주는 노래
'안되나요'는 그런 노래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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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성님은 우리를 잠시 나마 하나가 되게 만들어 준 분이었다.
좋은 곳에서 이제는 편안하게 지내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