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세계를 향한 중소기업의 새 플랫폼 [기고]

중소기업 지원과 동반성장은 우리 경제의 중요한 과제였다. 그러나 이제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좁은 국내 시장 안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더 넓은 시장에서 함께 기회를 만들고 성과를 키워야 한다. 대기업의 유통 역량과 중소기업의 우수한 상품력이 결합해 해외 시장을 개척한다면, 개별 기업 성과를 넘어 국가 경제에도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산업통상부와 KOTRA가 추진하는 유통기업 해외진출 지원사업은 의미가 크다. 이번 사업은 중소기업을 단순 지원 대상으로 보지 않고, 국내 유통기업이 보유한 채널, 데이터,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서 함께 매출과 재구매, 현지 유통망 확대까지 도모한다는 점에서 기존 수출 지원과 차별화된다.
선정된 13개 유통기업도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열어갈 수 있는 기업들이다. 올리브영은 K뷰티, 이마트는 식품·생활용품, 무신사는 패션, 메디쿼터스는 일본 현지 커머스와 인플루언서 마케팅, 신세계백화점은 프리미엄 유통, 아트박스는 디자인 굿즈, 청담글로벌은 중화권 뷰티 유통에 강점을 갖고 있다. 컬리, 생활공작소, 딜리버드코리아, 유나이티드보더스, K타운포유 역시 식품 큐레이션, 생활용품, 배송대행, 미국 직배송, K팝 팬덤 기반 역직구 등 각자의 접점을 갖추고 있다. 이번 사업이 단순 지원사업을 넘어 실적 증명사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특히 롯데홈쇼핑의 참여는 긍정적이다. 홈쇼핑은 상품을 단순히 진열하는 채널이 아니라, 상품의 가치와 쓰임을 설명하고 구매 전환까지 이끌어내는 설득형 유통 채널이다. 롯데홈쇼핑은 브랜드 엑스포를 통해 중소기업 발굴, 상품 선별, 해외 바이어 네트워크, 현지화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번 사업은 이러한 경험과 인프라를 실제 수출 성과로 확장하고, 중소기업 상품의 글로벌 수출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은 동반성장 평가의 관점도 바꿀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얼마나 많은 기업을 지원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상품이 해외에서 팔렸고, 어떤 거래가 반복됐으며, 어떤 유통망에 안착했는지를 봐야 한다. 상생 기준이 ‘지원의 양’에서 ‘성과의 질’로 이동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가능성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국내 유통기업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돼야 한다. 해외 진출은 국내 사업 기반이 튼튼할 때 지속 가능하다. 특히 TV홈쇼핑 산업은 이제 국내에 국한된 유통 채널이 아니라 중소기업 상품을 세계시장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홈쇼핑 산업의 역량이 해외에서 발휘될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사업 환경과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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