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라인, 안 됩니다"…한동훈 압박에 대통령실 '부글부글'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10. 14. 18:15
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김건희 여사 라인이 존재하면 안 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김건희 여사 라인이 어딨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한동훈 대표와 대통령실이 대립각을 세웠는데요,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해 연일 발언을 쏟아내는 한 대표가 '김 여사 라인 청산'까지 꺼내자 대통령실이 발끈한 겁니다.
한 대표가 대통령 고유 권한인 인사권까지 언급한 건, 다음 주로 예정된 대통령 독대와도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한동훈 "김 여사, 공적 지위 없어…라인 안 돼"
한 대표는 기자 질문에 '아니'라고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들이 오해하고 기정사실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들께서 오해하시고 언론에서 기정사실화하는 게 국정의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됩니다. 그걸 지적한 겁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앞서 한 대표는 그제(12일) 대통령실 인적 쇄신 카드를 꺼냈습니다.
부산 금정구청장 지원 유세 현장에서 기자가 '김 여사에게 비선이 있다는 의혹도 있는데,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한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정부와 여당이 민심에 따라서 쇄신하고 변화하고 개혁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제(12일)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요구한 데 이어, 오늘(14일)은 한 발 더 나아가 '김 여사 라인 청산'이라는 구체적인 요구를 한 겁니다.
김 여사 라인과 관련해 오늘(14일) 기자들이 '김 여사 측근 7인방의 퇴진이 쇄신인가'라고 물었는데요, 한 대표는 "저는 그런 얘긴 처음 듣는다"면서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습니다.
정치권에서는 '한남동 7인방' 등의 이름으로 대통령실의 전현직 비서관과 행정관급 인사들의 실명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7명+α'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대통령실 "비선 조직 없고, 대통령 라인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고 '김 여사 라인'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사 라인이 어딨는가",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다", "최종 인사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김대남 전 행정관과 같은 이런저런 사람의 유언비어 같은 얘기를 언론이 자꾸 확대하고 휘둘리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다음 주 초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독대가 예정돼 있는데요, 이 자리를 앞두고 한 대표가 '김건희 리스크' 해법을 압박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한 대표가 대통령 권한인 인사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의 입장 변화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통상 인사 문제는 여당 지도부가 물밑에서 건의하는 형식을 취하는 게 관례였습니다.
한 대표는 오늘(14일) '윤 대통령이 이번 독대에서 입장 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민심'을 또 내세웠습니다.
"저는 우리 정부, 여당이 민심에 맞게 쇄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 당까지 포함해서. 그래야 국민을 위한 정치,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정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는데요, 직접적으로 답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의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권성동 "'도곡동 7인회' 인적 쇄신부터"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은 SNS에서 "오늘날 탄핵은 공포 마케팅이 아니다. 민주당의 일관된 노선이며 실제 목표"라고 환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여론 재판으로 하자며 사실상 (김건희 여사) 기소를 주장했다"며 "민주당의 뻔한 수작에 당하면서도 '난 달라' 고매한 척하고 있으니 측은한 심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저를 겨냥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론을 꺼내든 알량함에는 비애감마저 느낀다"며 "'도곡동 7인회' 같은 참모진이 모은 의견이 겨우 그 정도라면 인적 쇄신은 대표실이 우선인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서 대통령실 내 김 여사 주변 인사들 7명을 거론하며 이른바 '한남동 라인'의 인적 쇄신을 요구하자, 권 의원은 한 대표 거주지인 도곡동의 7인회로 맞받으며 비판한 겁니다.
권 의원은 또 다른 글에서도 한 대표를 비판했는데요, "한 대표와 측근들이 한마디씩 툭툭 내뱉으면 언론은 이를 빌미로 기사화하고 있다. 이것은 정치인가, 아니면 평론인가"라고 꼬집었습니다.
소위 '친한계' 인사들의 '한남동 7인회'와 같은 발언은 익명을 타고 언론을 장식했습니다.
이처럼 한 대표와 측근들이 한마디씩 툭툭 내뱉으면 언론은 이를 빌미로 기사화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치입니까, 아니면 평론입니까?
-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SNS
친윤의 김재원 최고위원은 MBC '뉴스외전'에서 한동훈 대표의 인적 쇄신론에 대해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해 말씀하려면 좀 신중하신 게 좋다"고 지적하면서 보수 분열을 우려했습니다.
"야당에서 하듯이 공개적으로, 공격성으로 발언하면 우리 당 지지자들에게 '또 옛날 박근혜 대통령 시절 보수 분열이 다가오는 것 아닌가'하는 두려움 내지는 걱정을 끼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의 탄핵 빌드업에 당할 우려, 보수 분열에 대한 우려 등이 친윤계가 한 대표를 비판하는 주요 논리들입니다.
독대 때 김 여사 리스크 해법 나오나
▲ "부적절한 처신이었고, 사과해야 한다" (9월 20일,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저도 그게(김 여사 활동 자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0월 9일, 김 여사 활동 자제 관련)
▲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10월 1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수사 관련)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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