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조선 약진 한화그룹, 재계 5위 진입 남은 건 ‘태양광’

한화그룹 본사 전경 /사진=한화

한화그룹이 방산과 조선 부문의 약진을 발판 삼아 롯데와 포스코를 제치고 재계 서열 5위로 도약했다. 국내 대기업 집단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몸집을 키운 한화의 다음 목표는 김동관 부회장이 이끄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성장과 성공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올해 공정자산총액은 149조6050억원으로 전년 125조7410억원 대비 19.0% 증가했다. 공정자산은 대기업집단 일반 계열사의 자산총액과 금융 계열사의 자본총액을 더한 것이다.

방산·조선 호황, 첫 재계 톱5 진입

한화그룹은 지난해 재계 10대 기업 중 가장 큰 폭의 공정자산 증가세를 보이며 사상 처음으로 ‘5대 그룹’ 반열에 진입했다. 2019년 재계 7위에 오른 뒤 2024년 말까지 자리를 유지해 왔으며 2025년 말 기준으로 롯데그룹과 포스코그룹을 제쳤다.

한화의 성장은 방산과 조선 부문이 이끌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방산 산업의 수요가 증가했고 주요 방위산업회사를 계열사로 둔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 LIG 등 기업집단의 순위가 모두 올랐다. 한화그룹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그리고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출범한 한화오션 등이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2025년 말 기준 한화그룹의 매출은 87조 28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84.4% 증가한 4조 542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방산과 조선의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견조한 실적 성장세가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미국 필리조선소 등에 대규모 투자가 집행될 예정이어서 추가적인 성장 동력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필리조선소는 2024년 말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인수한 조선소로 미국 상선 및 군함 건조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거점이자 글로벌 해양 산업을 선도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교두보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자료 재가공

그룹 미래 태양광, 재무구조 개선 ‘숙제’

한화그룹의 현재를 방산과 조선이 책임지고 있다면 미래는 신재생에너지에 있다. 특히 석유·화학, 신재생에너지, 방산·조선을 총괄하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에게 태양광 부문의 본격적인 수익성 확대와 성장은 그룹의 미래 비전을 완성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현재의 상승세를 장기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태양광 사업이 그룹의 확실한 차세대 동력으로 안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선 선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태양광을 담당하는 한화솔루션은 최근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한화솔루션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규모를 기존 대비 6000억원 축소해 1조8000억원으로 재차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4월 30일 금감원이 또다시 정정신고서를 요구한 상황이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자금의 절반인 약 9000억원을 채무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향후 한화솔루션의 유동성 리스크가 어떤 상황인지, 추가 자금 조달 방법은 없는지 등을 보다 자세히 투자자와 금감원에 소명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룹 내 사업 부문 간의 뚜렷한 양극화 현상 해소도 내부적 과제로 남아 있다. 방산과 조선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반면 과거 그룹의 주력 기반이었던 석유·화학 부문과 향후 성장 동력인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향후 한화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사업 환경에 맞춘 전략적 인사 쇄신이 필수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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