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벼랑 끝에서 '기적의 드라마'를 썼습니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의 1라운드 최종전에서 7대2 승리를 거두며, 2009년 이후 무려 17년 만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경우의 수 잠재운 문보경의 5타점 원맨쇼

이번 경기는 단순히 승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8강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2점 이하 실점, 5점 차 이상 승리'라는 바늘구멍 같은 경우의 수를 반드시 충족해야 했습니다. 이 어려운 미션을 현실로 만든 영웅은 문보경이었습니다.
문보경은 1회 초부터 호주의 선발 투수이자 소속팀 동료인 라클런 웰스를 상대로 기선을 제압하는 우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습니다. 기세를 몰아 3회와 5회에도 결정적인 적시타를 터뜨리며 홀로 3안타 5타점을 쓸어 담았습니다. 문보경의 방망이가 불을 뿜을 때마다 도쿄돔을 가득 메운 한국 팬들의 함성은 커져만 갔습니다.
7명의 벌떼 투수진과 이정후의 슈퍼 캐치가 만든 0.123

마운드에서는 류지현 감독의 파격적인 '벌떼 야구' 전략이 적중했습니다. 총 7명의 투수가 차례로 등판해 호주 타선을 단 2실점으로 꽁꽁 묶었습니다.
특히 9회 말 마지막 수비 상황은 한 편의 영화 같았습니다. 마무리 투수 조병현이 흔들리던 찰나, 호주의 릭슨 윙그로브가 날린 날카로운 타구를 우익수 이정후가 몸을 날려 잡아내는 '슈퍼 캐치'를 선보였습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문보경이 책임지며 한국은 아웃카운트당 실점률 0.123을 기록, 호주와 대만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조 2위를 탈환했습니다.
14일 마이애미서 운명의 8강전... 상대는 D조 1위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잔혹사를 끊어낸 대표팀은 이제 결선 라운드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이동합니다. 17년 만의 8강 토너먼트 상대는 도미니카공화국 혹은 베네수엘라가 유력합니다.
천신만고 끝에 기적을 일궈낸 문보경은 "중요할 때 타점이 나와 나 자신에게 고맙고, 야구팬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어 기쁘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습니다. 과연 한국 야구가 마이애미에서도 '도쿄의 기적'을 이어가 4강 신화에 재도전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야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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