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교체, 우리가 이끈다”... 한국 축구 미래로 떠오른 배준호·오현규·오세훈
요르단, 이라크와 벌인 2026 월드컵 3차 예선 10월 2연전은 ‘홍명보호’의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대표팀 핵심이자 리더 손흥민(32·토트넘)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 요르단 원정에서 2대0 쾌승을 거두고 돌아왔지만, 이 경기에서 황희찬(28·울버햄프턴)마저 다치는 바람에 ‘난적’ 이라크와의 홈 경기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한국은 이라크를 3대2로 제압하고 월드컵 본선행 ‘5부 능선’을 넘었다.
주축 선수 부상 위기를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젊은 피’들을 적극 활용해 돌파했다는 평가다. 그중에서도 배준호(21·스토크시티), 오현규(23·헹크), 오세훈(25·마치다) 활약이 빛났다. 배준호는 후반 교체 투입된 요르단전에 이어 선발 기회를 잡은 이라크전까지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다. 오현규는 두 경기 모두 후반에 나와 득점포를 가동했다. 오세훈은 요르단전엔 뛰지 않았으나, 이라크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골을 넣었다. 3인방은 손·황(손흥민·황희찬)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한국 축구 고민이던 세대교체의 희망을 봤다는 분석이 많았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기존 베테랑들과 앞으로 더 성장할 선수들, 두 가지 동력을 한국 축구가 얻었다”고 말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현재 한국은 아시아에서 평균 연령이 높은 편(27.5세)”이라면서 “2026 월드컵을 넘어 그 이후 미래까지도 기약할 수 있는 신호탄을 쏘아올린 2연전이었다”고 지적했다.
그중에서도 배준호 발굴이 큰 소득이었다. 그는 왼쪽 측면에서 개인기와 패스 플레이를 적절히 섞어가며 상대 수비를 허물었고, 수차례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내는 등 기회를 만들어냈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나이가 상당히 어리고 대표팀 경험이 많지 않은데도 플레이가 매우 노련하다”며 “게임을 읽는 시야와 흐름을 조율하는 리듬감이 있고, 상대 수비와 동료들을 잘 활용하는 운영 능력도 좋다. 활용도가 높아서 이강인(23·PSG)과 함께 한국 축구 미래를 책임질 선수”라고 했다. 한준희 위원은 “공을 소유한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 모두에 능하고 속도감 높은 드리블을 구사한다”며 “한국 대표팀에 반드시 필요했던 귀중한 ‘크랙(crack)형’ 선수”라고 했다. 대치 상태를 깨고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는 의미다.
오세훈은 큰 키(193cm)를 활용한 포스트 플레이로 기회를 만들어냈고, 오현규는 후반에 투입돼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 라인을 흔들었다. 두 선수는 수비 능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대길 위원은 “우리가 상대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은 최종 예선에선 우리가 상대 진영에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전방 선수들 수비 가담이 중요하다”며 “오현규와 오세훈이 적극적으로 수비 가담을 해줘서 후방이 안정될 수 있었다”고 했다. 장지현 위원은 “오세훈은 체격 좋은 팀을 상대할 때 세트 피스 수비에서도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 오·배·오(오현규·배준호·오세훈) ‘3인방’이 대표팀 주축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소속 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장지현 위원은 “오현규는 팀에서 올 시즌 아직 선발 기회를 한 번도 잡지 못했고, 오세훈도 J리그에서 최근 득점 페이스가 떨어져 있다. 소속 팀에서 입지를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한준희 위원은 “경쟁에 놓인 선수,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뿐만 아니라 현재 주전인 선수도 소속 팀에서 활약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김대길 위원은 “손흥민·황희찬이 돌아오면 스쿼드는 제한적이니까 다 대표팀 부름을 받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부르면 와서 제 몫을 할 수 있다는 걸 (소속 팀 경기를 통해) 계속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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