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좋은 따뜻한 씨앗 '큐민'

양꼬치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있다. 바로 ‘쯔란’이다. 노릇하게 구워진 고기를 향긋한 가루에 살짝 찍어 먹는 순간, 고소하면서도 톡 쏘는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이 가루는 양고기의 누린 냄새를 없애고 감칠맛을 더해 양꼬치의 맛을 완성하는 존재로 꼽힌다.
쯔란의 중심에는 ‘큐민(cumin)’이라는 향신료가 있다. 인도와 중동 지역에서 자라는 미나리과 식물의 씨앗으로, 말리면 고소한 향이 나고 볶으면 알싸한 풍미가 살아난다. 원래는 고기의 냄새를 잡기 위해 쓰였지만, 알고 보면 큐민은 훨씬 폭넓은 역할을 한다. 특히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밝혀지며 최근 들어 더 주목받고 있다.
이름은 다르지만 뿌리는 같다

큐민은 미나릿과 식물의 씨앗으로, 길쭉한 모양에 황갈색을 띠며 후추처럼 알싸하면서도 고소한 향을 낸다. 주로 인도, 이란, 중동 지역에서 재배되며 카레나 케밥 같은 요리에 빠지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흔히 양꼬치 식당에서 보는 쯔란 가루는 큐민씨를 그대로 빻은 것이 아니라 볶은 큐민에 여러 향신료를 섞은 혼합 향신료다. 일반적으로 큐민 분말에 고춧가루, 소금, 후추, 깨, 산초가루를 더해 만든다. 볶는 과정에서 큐민의 향이 강해지고 붉은빛이 더해져 색이 큐민씨보다 훨씬 짙게 보인다. 결국 쯔란은 ‘큐민을 기반으로 만든 향신료 블렌드’라고 할 수 있다.
고대부터 약재로 쓰인 씨앗

큐민은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라 오랜 세월 약재로 쓰여왔다.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 문서에는 ‘위장을 편하게 하는 약초’로 기록돼 있고, 시신의 부패를 막는 향으로도 사용됐다. 당시에는 미라를 보존할 때 항균 효과를 높이기 위해 큐민을 함께 넣었다는 기록이 있다.
중세 유럽에서는 식사 후 큐민씨를 씹으면 소화가 잘된다고 믿었고, 결혼식 음식에도 넣어 ‘몸을 따뜻하게 하는 씨앗’으로 여겼다.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에서도 지금까지 ‘소화와 순환을 돕는 향신료’로 분류된다.
체중 관리에 특히 효과적
큐민의 효능은 과학적으로도 확인됐다. 2015년 학술지 Complementary Therapies in Clinical Practic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큐민을 섭취하게 한 결과 체중과 체지방률, 체질량지수(BMI), 인슐린 대사가 모두 개선됐다. 연구진은 큐민의 주요 성분인 ‘쿠민알데하이드’가 지방 분해를 촉진하고 염증 반응을 낮춰 대사 효율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큐민은 뜨거운 성질을 가진 향신료로 복부 가스를 줄이고 소화를 돕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피로와 염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꾸준히 섭취하면 혈중 염증 수치를 낮추고 순환이 개선돼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차로 즐기면 간편하게 섭취 가능

큐민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차로 즐기기도 좋다. 물 1~2리터에 큐민씨 1~2티스푼을 넣고 3~4시간 이상 우리면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전날 밤에 미리 담가 두었다가 아침 공복에 마시면 대사를 활발하게 해준다. 단, 하루 한두 잔만 마시는 것이 좋다.
또 집에서도 ‘양꼬치용 쯔란 가루’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볶은 큐민가루 3큰술에 고춧가루 1큰술, 소금 1작은술, 후추 약간, 깨 1작은술을 섞어 밀폐용기에 담으면 된다. 고기나 감자튀김, 구운 채소에 뿌리면 향이 한층 깊어진다.
보관할 때는 분말보다 통씨 형태가 향을 오래 유지하고 산패도 적다. 밀폐용기에 담아 서늘한 곳에 두면 6개월, 냉동 보관 시 2년 이상 두고 쓸 수 있다.

Copyright © 폼나는식탁 콘텐츠의 무단 전재·재배포 및 AI 학습, 2차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