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을 때렸는데 노도강이 쓰러져”…매수문의 뚝 끊긴 부동산 가보니
한달새 평균 실거래가격
7000~8000만원씩 하락
강남비해 상승 더뎠는데
빠질땐 가장 먼저 찬물
가격도 안듣고 매수하던 강남
대출규제영향 상대적 작지만
“너무 올랐다” 관망세 돌아서
이 공인중개사는 1·4호선 도봉역 초역세권 창동주공3단지아파트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향후 GTX-C가 개통되고, 창동역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며, 서울 동북권 랜드마크 ‘서울아레나’가 조성되는 등 호재로 넘쳐나는 곳이다. 그러나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여름철에도 특례대출이 가능한 아파트나 싼 급매만 거래됐다”며 “그마저도 대출 규제가 강화된 9월 이후엔 문의가 없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이 날씨 만큼이나 빠르게 식고 있다. 일명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지역은 더욱 그렇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노원구가 8월 6억5963만원에서 9월 5억9114만원, 강북구가 6억6627만원에서 5억8564만원으로 내렸다.
도봉구는 8월 5억6880만원에서 9월 5억7708만원으로 소폭 올랐다가 10월 5억2325만원으로 떨어졌다.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곳은 2년 전 가격이 급락한 이후 10%도 회복을 못했다”며 “강남 집값 잡겠다고 대출 규제한 건데 중하급지부터 여파가 생긴다”고 하소연했다.
본지가 한국부동산원 매매가격지수를 바탕으로 서울 아파트의 지역별 전고점 대비 가격비율을 계산한 결과 ‘노·도·강’ 등 서울 외곽지역일수록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서울 아파트 급등세에 미처 올라타기도 전에 상승기가 끝나가는 모습이다.
도봉구에서 몇 안되는 10년 차 이하 아파트인 쌍문동 북한산코오롱하늘채(2014년 준공·293가구)는 올 들어 거래가 2건 뿐이었다. 지난 여름 전용 84㎡가 7억3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는 기존 최고 가격인 8억7800만원(2021년 7월)의 83% 선이다.
전고점 대비 가격비율은 서울의 외곽 지역일수록 낮게 나타났다. 도봉구에 이어 노원구(85.5%)와 강북구(86.3%)가 제일 낮았고, 금천구(88.7%), 강서구(89.3%), 은평구(89.3%) 성북구(89.97%)가 90%선을 넘지 못했다.
이들 외곽 지역은 조만간 상승기가 끝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여름 한때 5주 연속 0.1%대 주간 상승률을 보이던 도봉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0.02% 오르는 데 그쳤다. 노원 강북 금천 은평 강서 구로 금천 동작 관악 강동구도 주간 상승률이 빠르게 낮아지며 지난 주 0.0%대 강보합 수준을 보였다. 외곽일수록 오를 땐 덜 오르고, 빠질 땐 더 빠지는 부동산 공식 그대로다.
아파트값 급등세를 이끌었던 강남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상급지 역시 최근 들어 분위기가 꺾였다. 오를 대로 오른 가격에 대한 부담과 대출규제 강화 영향으로 9월 이후 매수세가 크게 줄었다.
서초구 ‘반포자이’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는 “지난 몇 달간 가격이 너무 올라 여력이 충분한 사람도 가격을 듣고는 안 사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9월 이후에 거래가 끊겼다”고 했다. 송파구 잠실 대장주 중 하나인 ‘리센츠’ 단지 내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사고 싶어 대기하고 있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면서도 “그런데 가격이 문제다. 최근에 너무 많이 올라 매수자들이 신고가 거래는 안 하려고 해 집주인과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외곽 지역과 달리 강남 등 상급지는 여름을 지나며 전고점을 돌파했다. 지난주 매매가격지수 기준 서초구는 전고점(2022년 8월)의 104.7%를 기록 중이다. 올 들어 서울에서 가장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성동구 역시 2022년 1월에 기록한 기존 최고점의 103.6%까지 가격이 올라왔다. 송파구(101.7%), 강남구(101%)도 전고점을 넘어섰고, 용산구(99.9%) 역시 곧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강남권은 대출규제 영향보다 그간 미친 듯이 오른 가격이 더 부담”이라며 “대출 한도 줄어드는 게 사실 몇천만원 수준인데, 여기 20억~30억원 하는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사람한테는 별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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