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가 난리났다. 한국인 300여 명이 대규모로 체포된 충격적인 이민단속 사태 이후,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급작스럽게 한국행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9월 4일,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대규모 단속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 317명을 포함해 총 475명이 체포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단속 나흘 뒤 “현대차와 만나겠다” 긴급 이메일
켐프 주지사실은 단속이 벌어진 지 나흘 만인 9월 8일, 현대자동차 쪽에 긴급 이메일을 발송했다. “주지사가 곧 한국을 방문하며,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관계자 면담을 요청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메일에는 “현대자동차는 조지아주의 중요 투자자이며 파트너”라는 언급도 포함됐다.
21일 현지 언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켐프 주지사는 조만간 아시아 순방길에 한국을 방문해 현대자동차그룹 고위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켐프 주지사의 재임 중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지만, 그 심각성은 이전과 다르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한국인들이 돌아와야 한다” 절박한 목소리
이번 방한단에는 트립 톨리슨 서배너 경제개발청장도 포함됐다. 톨리슨 청장은 지난 17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차에서 일하던 한국인들이 돌아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절박함을 드러냈다.
그는 “그들은 배터리 장비를 설치하고, 완성될 공장에서 일할 직원들에게 기술을 가르쳐줄 유일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디트로이트에 있는 현대차 경영진들을 만난 뒤 “현대차에 지지를 표하고,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여전히 함께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갔다”며 “그들을 되돌아오게 하는 것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경제적 파급효과 우려에 ‘화급한’ 수습
켐프 주지사실은 “주지사의 한국 방문은 9월 4일 이전부터 협의 중이었다”며 “이번 방문은 조지아주의 경제, 교육, 문화 파트너와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방한이 이민 단속 여파를 수습하기 위한 ‘화급한’ 조치로 보고 있다. 한국인 대거 구금으로 인해 대미 여론이 악화된 데다,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건설 현장의 인력 재투입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켐프 주지사의 구체적인 방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다음 달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미국 남부 지역 주지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할 예정이어서, 해당 일정을 전후해 한국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태는 미국 내 이민 정책 강화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사이의 복잡한 갈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켐프 주지사의 방한이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