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건강보험 '85%' 체질 전환…"신계약 CSM 확대 주력"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현판 /사진 제공=삼성생명

삼성생명의 보험계약마진(CSM) 구조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사망보험 대신 건강보험 비중을 키우며 체질을 바꾼 결과다. 회사는 건강보험 중심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전체 신계약 CSM 확대에 속도를 내며 안정적인 미래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7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신계약 CSM은 1조4263억원으로 지난해보다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CSM은 13조7461억원으로 월초 대비 약 8000억원 늘었다. 상반기 누적 신계약 CSM은 7686억원으로 월평균 2560억원을 달성했다. 금리 변동성과 제도 개편에도 안정적으로 CSM을 유지한 셈이다.

눈에 띄는 변화는 건강보험 부문이다. 보장성 보험 가운데 건강보험이 차지하는 신계약 CSM 비중은 2분기에 85%까지 올라섰다. 신회계제도(IFRS17) 도입 초기인 2023년 2분기에는 8% 수준에 불과했음을 고려하면 큰 폭의 변화다. 이는 건강보험이 삼성생명의 신계약 성장을 이끌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생명의 건강보험 보험계약마진(CSM) 변동 추이 /자료=삼성생명 2분기 실적발표 자료에서 발췌

삼성생명은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건강보험 라인업을 넓히고 시장에 선제적으로 새로운 담보를 추가해 판매를 끌어올렸다. '삼성 다모은건강보험'은 회사의 대표적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으며 시니어 전용 상품과 같이 고객군별 맞춤형 신상품도 양질의 CSM 확보에 이바지했다. 아울러 사업비 부가율을 낮추고 담보 단위로 합리적인 요율을 적용해 보험료 경쟁력을 확보했다.

비가격 경쟁력도 개선했다. 모바일 청약과 신계약 인수 프로세스를 손질해 가입 편의성을 높였고, 간병·헬스케어·건강 리워드 서비스 등을 부가해 건강 관리 기능을 강화했다. 단순 보장성 보험에서 건강 관리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한 셈이다.

안정적인 CSM 창출은 일회성 요인에도 영향을 덜 받는 모습이다. 삼성생명 측은 "1분기에는 감독제도 개편에 따른 연령별 손해율 조정, 2분기에는 예금보험료 관련 제세공과 가정이 일회성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그러나 CSM 조정 규모는 약 100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효율적인 해지 관리로 보유 계약의 CSM 유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예금보험료 자체는 향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예금자보호 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되면서 생보사의 납입액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약환급금이 보호 대상에 포함돼 계약 유지율 제고와 신규 가입자 유입이 기대되지만 종신·정기보험 중심의 생보사에는 비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업계는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단 삼성생명이 건강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재편하며 이전에 비해서는 부담이 덜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생명은 건강보험 비중이 이미 85%에 도달한 만큼 비중 확대보다는 전체 신계약 CSM 규모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수익성이 낮고 금리 민감도가 큰 사망보험보다 고수익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신계약 CSM의 양적 성장을 이끈다는 구상이다.

올해 들어 건강 상품의 CSM 배수는 16.6배로, 사망보험(5배), 금융상품(3배) 대비 확연히 높다. 회사는 고수익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연간 신계약 CSM을 전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부 변동성이 크지만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건강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편은 일정 부분 마무리됐다"며 "앞으로는 85% 수준의 건강보험 비중을 유지하면서 전체 신계약 CSM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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