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에 저항하는 항일 작품인데...일본서 TOP 찍은 한국 드라마

“역사적 비극 뛰어넘은 몰입감”… 일제강점기 다룬 ‘100일의 거짓말’, 日 넷플릭스 TOP 10 돌풍

일제강점기라는 민감한 역사적 배경과 항일 서사를 전면에 내세운 한국 드라마가 일본 넷플릭스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과 독립운동을 다룬 시대극이 일본 현지 시청자들 사이에서 거부감 없이 흥행 궤도에 오른 이례적인 현상에 글로벌 콘텐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와 넷플릭스 공식 순위에 따르면, 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은 공개 이후 일본 넷플릭스 ‘오늘의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차트 상위권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 아시아 주요 국가뿐만 아니라 소재의 특수성상 진입 장벽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 시장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100일의 거짓말’은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가혹한 일제 치하에서 각자의 비밀과 사명을 감춘 채 신분을 위장하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100일간의 치열한 암투와 숨 막히는 첩보전을 그린 작품이다.

생존과 조국의 독립이라는 대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독립운동가들과 경성 밀정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방영 초기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작품은 일제의 탄압과 수탈을 적나라하게 조명하면서도, 단순히 흑백논리에 갇힌 선악 대립 구도에 머물지 않고 개별 인물들의 심리적 서스펜스와 치밀한 두뇌 싸움에 집중했다. 이러한 탄탄한 장르적 문법과 정교한 연출력이 역사적 배경에 대한 사전 지식이 부족한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일본 현지 시청자들의 반응도 호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본 SNS와 콘텐츠 리뷰 플랫폼에서는 “역사적 배경이 무겁고 다소 낯설었지만, 캐릭터들의 심리전과 반전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배우들의 열연과 1930년대 시대를 완벽하게 구현한 미장센 덕분에 쉬지 않고 정주행했다”는 감상평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흥행은 앞서 1945년 경성을 배경으로 일제의 생체실험을 고발했던 ‘경성크리처’나 구한말 의병들의 투쟁을 다룬 ‘미스터 션샤인’ 등이 일본 넷플릭스 차트 상위권에 올랐던 선례와 맥을 같이한다. 당시에도 역사적 민감성 탓에 현지 반발이 우려됐으나, 뛰어난 완성도와 보편적인 인류애적 메시지가 부각되며 현지 시청자들의 높은 지지를 이끌어낸 바 있다.

문화 콘텐츠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과 플랫폼의 진화가 빚어낸 결실로 분석한다. 특정 국가의 역사적 사건이나 정치적 쟁점을 다루더라도, 인간의 존엄성, 사랑, 희생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세련된 장르적 재미로 풀어낼 경우 국경과 이념을 넘어 충분히 대중적 공감을 얻을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100일의 거짓말’이 일본 넷플릭스 TOP 10에 안착하며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긴 가운데, 역사적 한계를 뛰어넘어 웰메이드 콘텐츠로서의 저력을 보여준 이 작품의 글로벌 장기 흥행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저작권자 ⓒ 필더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