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다 자꾸 입안 씹는다면… "이 증상" 절대 방치하지 마세요

누구나 한 번쯤은 밥을 먹다 무심코 입 안쪽 볼살을 씹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순간적인 통증, 피어나는 따끔함, 이후 며칠간 말하거나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불편함. 대부분은 “그냥 실수겠지” 하고 넘기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 이제는 귀 기울여야 한다. 입안 점막을 자꾸 씹는 행동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건강의 구조적 문제 또는 심리적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자꾸 입안이 씹힐까? 원인은 입 안의 ‘구조 불균형’

정상적인 저작 과정에서는 치아와 혀, 입술, 볼살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서로 부딪히지 않는다. 하지만 치아 배열이나 턱관절의 위치가 비뚤어져 있다면, 음식물을 씹는 과정에서 입안 점막이 치아 사이로 말려 들어가게 되며 반복적인 씹힘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발생할 수 있다. 하나는 잇몸과 치아 배열의 불균형, 특히 사랑니가 삐뚤게 나 있거나 어금니 사이 간격이 넓은 경우다.

두 번째는 턱관절의 위치 이상, 즉 교합이 맞지 않아 음식을 씹을 때 턱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며 점막을 압박하는 것이다. 또한 살이 찌거나 나이가 들면서 볼 안쪽 점막이 늘어져 입안 공간을 좁히는 경우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반복되는 입안 상처, 절대 방치해선 안 되는 이유

문제는 이 씹힘이 한 번이 아니라 자주, 반복적으로 일어날 때다. 점막은 굉장히 연약한 조직이기 때문에 반복적인 자극에 의해 쉽게 상처가 생기고, 이로 인해 염증과 궤양, 구내염으로 번질 수 있다.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또 씹히는 일이 반복되면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더욱 주의해야 할 점은, 특정 부위를 반복적으로 씹을 경우 드물지만 구강암 전 단계인 ‘백반증’이나 조직 병변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상처 부위가 단단하게 만져지거나, 오래도록 아물지 않고 통증 없이 지속될 경우에는 반드시 치과 또는 구강내과 전문의를 찾아 정밀검진을 받아야 한다.

교합 문제만이 아니다, 씹는 습관이 만든 문제일 수도

치아 구조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도 입안 씹힘은 나타날 수 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이다. 치아는 좌우로 균형 있게 사용되어야 하지만, 특정 쪽으로만 음식을 씹다 보면 반대쪽 치아의 접촉이 약해지거나 턱의 운동 패턴이 비대칭적으로 굳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입안 점막이 씹히기 쉬운 위치로 몰리며, 같은 쪽 볼살이 반복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또한 치아 교정 중이거나 틀니, 보철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임시적으로 씹힘이 증가할 수 있다. 특히 교정 중에는 치아 이동으로 인해 물리는 위치가 바뀌기 때문에 식사 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스트레스와 무의식적 자극, 심리 요인도 간과하지 말자

입안 씹힘이 꼭 물리적인 원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심리적 긴장이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무의식적으로 입술이나 볼살을 안쪽에서 깨무는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감정 조절이 어려울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체 집중 반복 행동(BFRB) 중 하나로, 손톱이나 입술을 뜯는 행위와 유사한 맥락을 가진다.

실제로 불안장애나 강박 성향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안 씹힘 습관이 높은 빈도로 보고되며, 자기 위안 또는 감정 해소의 수단으로 반복되기도 한다. 문제는 상처가 생겨도 멈추지 못하고, 피가 나거나 염증이 생긴 후에도 계속 씹는 패턴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단순 치과 진료뿐 아니라 심리적 개입도 병행되어야 한다.

어떤 경우 병원을 꼭 가야 할까?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 항상 같은 위치를 씹는다
  •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2주 이상 지속된다
  • 덩어리처럼 단단한 조직이 씹힌 부위에 만져진다
  • 최근 들어 턱 통증이나 턱관절의 불편감이 동반된다
  • 살이 찐 이후 입안이 자주 씹힌다
  • 야간 이갈이 또는 수면 중 입 근육 사용이 많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단순 습관이라 넘기기보다 구강 구조, 턱 위치, 점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구강내과/치과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입안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마세요

입안 볼살을 씹는 일은 작고 사소해 보이지만, 반복된다면 당신의 몸이 구조적 변화나 감정적 압박을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무의식 중 자꾸 씹게 되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그냥 실수야”라고 넘기기보다 그 원인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하다. 입안의 작은 상처가 더 큰 건강 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내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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