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아직도 사치재? 10년간 낸 자동차 ‘사치세’ 14조

유튜브 영상 캡처

자동차에 부과된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가 최근 10년간 14조 144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생활 필수품이 된 자동차를 대상으로 5%의 세금을 떼어가는 개소세에 대한 폐지 또는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77년 도입된 개소세는 특정한 물품, 특정한 장소 입장 행위, 특정한 장소에서의 유흥음식 행위 및 영업행위에 부과되는 세목이다. 사치성 높은 물품 소비를 억제하고 세금 부담을 공정하게 하도록 매기는 세금으로 흔히 ‘사치세’로도 불린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부산 북을)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개소세 납부액은 최근 10년 새 가장 많은 1조6541억 원에 달했다.

개소세가 부과되는 고가의 물품에는 보석·귀금속·모피·자동차 등이 포함돼 있다. 사치와 연관되는 장소에는 경마장, 골프장, 카지노, 유흥주점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물품·장소를 이용할 경우 개소세가 부과된다. 자동차의 경우 차량 가격의 5%의 개소세가 붙는다.

그러나 법안 제정 이후 47년이 지나 자동차가 필수품이 된 현재까지도 자동차에 대한 개소세가 유지되면서 낡은 세법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6월 말 기준 자동차 누적등록 대수는 2613만 4000대로, 인구 1.96명당 1대의 자동차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2명 중 1명이 ‘사치세’를 낸 셈이다.

박 의원은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TV 등에 붙었던 개소세는 2015년 폐지됐지만 자동차는 아직도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세금이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 없도록 국민 정서를 반영한 합리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