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모니터] 아모텍, 주주업고 MLCC 증설…수익 개선 시험대

/사진 제공=아모텍

전자부품 제조기업 아모텍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능력 확충에 나섰다. 전장 중심으로 키워온 MLCC 사업을 최근 수요가 급증한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용 부품 시장으로 넓히기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텍은 최근 35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예정 발행가는 주당 1만4790원으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보통주 237만주다. 증자비율은 기존 유통주식 수 1461만2546주 대비 16.22%다.

회사는 유상증자 이후 무상증자도 병행한다. 무상증자는 유상증자 후 주주명부에 오른 주주를 대상으로 보유 주식 1주당 0.1주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도 무상증자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유·무상증자가 모두 마무리되면 발행주식 수는 1868만800주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최대주주도 참여한다. 올해 1분기 말 김병규 아모텍 대표는 보통주 265만800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지분율은 18.19%다. 김 대표는 본인에게 배정되는 신주 가운데 70%에 대해 청약에 참여할 계획이며 잔여 배정분은 특수관계인의 참여가 예정돼 있다.

조달한 자금은 시설 확장에 투입된다. 전체 351억원 가운데 시설자금은 300억원, 나머지 51억원은 운영자금으로 배정됐다. 시설자금은 AI 데이터센터향 MLCC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충과 공정 고도화에 쓰이며 일부 자금은 모터 부문 신제품 개발에도 사용된다.

아모텍은 세라믹 칩 부품, 안테나 부품, BLDC 모터 등을 주력으로 하는 소재부품 기업으로 최근에는 세라믹 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MLCC 사업을 키우고 있다. MLCC는 전자회로에서 전류 흐름을 안정화하고 불필요한 노이즈를 줄이는 부품으로 스마트폰과 전장 부품을 넘어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등으로 적용처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고신뢰성 제품의 수요가 커지면서 아모텍도 기존 전장 중심의 사업을 AI·반도체 영역으로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텍의 매출과 영업이익 추이. 지난해 자동차 전장 부품 매출 확대와 스마트폰 고객사 볼륨모델 진입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그래픽=이동현 기자

실적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적자 흐름에서 벗어났다. 아모텍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538억원, 영업이익은 55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이어진 영업손실에서 지난해 자동차 전장 부품 매출 확대와 스마트폰 고객사 볼륨모델 진입 등을 바탕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매출 규모에 비해 이익 폭은 크지 않아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에도 흑자는 유지했지만 그 규모는 크지 않았다. 회사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10억원, 영업이익은 6억원으로 1% 미만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AI용 MLCC의 성장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이 또한 실적에 반영됐다고 보기에는 이른 단계다.

회사의 재무 구조도 유상증자의 배경으로 꼽힌다. 아모텍의 올해 1분기 말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1482억원, 유동부채는 1504억원으로 98.5%의 유동비율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총차입금은 1241억원, 차입금의존도는 35.45%로 차환과 상환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현금흐름도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회사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66억원으로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51억원 유출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억원인 반면 이자비용은 15억원을 웃돌았다. 영업이익만으로 금융비용을 충분히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외부 조달 필요성도 커진 셈이다.

이처럼 재무 부담은 남아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AI용 MLCC 매출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의미 있는 변화는 AI 관련 매출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아직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광 네트워크 칩 관련 스위치와 커넥터 업체로 매출이 발생했고 칩 고객으로도 직접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유무상증자의 성패는 AI용 MLCC 성장 기대가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다만 주주배정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지분 희석 부담도 동반된다. 무상증자가 병행되더라도 설비 증설 이후의 매출과 이익 확대를 바탕으로 회사 가치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남는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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