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이슈에 곤혹스런 여권…'선거 브로커·문제 인물' 선긋기

이재우 기자 2024. 10. 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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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핵심' 권성동 "명씨, 전혀 몰랐다…명씨 말 신뢰할 수 없어"
홍준표 "문제 인물로 접근 차단했던 선거브로커가 여권 흔들어"
국힘 내부서 "털고가야" 목소리…한동훈 "관련자 소명해야"
[서울=뉴시스]'김건희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 (사진 = 명태균씨 페이스북 갈무리) 2024.10.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김건희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물론 여권 인사와 관계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여권은 명씨를 '선거 브로커', '문제 인물'이라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을 향해서는 의혹 소지를 털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명씨는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의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의 핵심 연루자로 언론의 전면에 등장했다. 명씨는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등 주요 정치적 현안에 대해 조언을 제공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와 공직을 제안 받았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 여권 인사와 친분도 주장하고 있다. 명씨는 "만약 내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한달이면 (윤 대통령이) 하야하고 탄핵될 텐데 감당되겠나. 감당되면 하라"는 자기 과시성 발언도 했다. 야당은 '제2의 국정농단'이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국민의힘은 명씨를 선거 브로커, 문제 인물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권성동 의원은 10일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명씨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여의도에 정권창출의 주역이라고 자처하는 분들이 수만 명, 수천 명 있다. 부지기수"라고 짚었다.

이어 "(대통령께서) 여러 사람 의견을 듣고 그 의견이 합당하다면 저한테도 여러 가지 의견을 전달했을 것"이라며 "제가 기억하기에는 (명 씨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명 씨의 말을 그렇다고 100% 우리가 다 신뢰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도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날 페이스북에 "문제 인물로 보고 애초부터 접근을 차단했던 인물이 여권을 뒤흔들고 있다"며 "작업한 여론조사를 들고 각종 선거캠프를 들락거리던 선거브로커가 언젠가 일 낼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파장이 클 줄은 예상 못했다"고 적었다.

명씨가 친분을 과시한 한 국민의힘 중진 측도 뉴시스에 "명씨가 개입한 여론조사로 피해를 봤다"며 친분설을 일축했다.

여권에서는 명씨가 여론조사를 활용한 정치 컨설팅을 내세워 영남권 다수 정치인들에게 접근했지만 불투명한 전력 등을 이유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명씨와 만나봤다는 한 여권 인사는 "허풍이 심한 사람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국무총리로 추천했다'고 언급한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전혀 알지 못하는 분이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소위 정치 브로커 같은 분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대통령실이 명씨 관련 의혹을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한동훈 대표도 전날 부산 금정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당당하고 솔직하게 소명해야 한다. 국민의 뜻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하고 저희가 하려는 정치가 그것"이라고 촉구했다.

홍준표 시장은 "어차피 사법처리가 불가피한 사람이라서 자기가 살기 위해서 사실여부를 떠나 허위, 허풍 폭로전을 계속 할 텐데 조속히 수사해서 진실을 규명하고 다시는 정치판에 이런 아류의 선거브로커가 활개 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지난 8일 "대통령은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씨를 데리고 와 처음 보게 됐다"며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경선 막바지쯤 명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을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는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 국민의힘 정치인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으로 알려졌다. 명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한 국민의힘 정치인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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