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한화 이글스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던 김범수(31)와 한승혁(33)은 이제 한화 소속이 아니다. 김범수는 3년 총액 20억원에 KIA 타이거즈로 향했고, 한승혁은 강백호의 FA 보상선수로 KT 위즈로 갔다.
필승조 두 명이 동시에 떠난 한화 불펜은 시즌 초반부터 무너지고 있다. 반면 김범수는 KIA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막전 충격 후 6경기 연속 무실점

김범수의 출발은 불안했다. 3월 28일 SSG와 개막전에서 구원 등판했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2피안타 1볼넷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숙소 사우나에서 손승락 수석코치와 만났는데, 김범수가 '밥 먹을 자격이 없습니다'라는 말을 했다고 하더라"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나 김범수는 개막전 단 1경기를 끝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그 이후 나선 6경기 모두에서 무실점 행진을 질주하고 있다. 최근 5경기 연속 노히트 투구까지 펼쳤다. 7경기 1세이브 3홀드, 개막전을 제외한 평균자책점은 0.00이다.
필승조 동시 이탈, 김범수가 지탱했다

김범수의 활약이 더욱 빛나는 이유가 있다. KIA는 11일 한화전을 앞두고 부진한 정해영을 1군에서 말소했다. 전상현 역시 늑간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으며 이탈했다. 필승조 두 명이 한꺼번에 전열에서 빠진 것이다.

그런 가운데 김범수가 지난주 2홀드 1세이브를 거두며 호투를 펼친 건 의미가 있었다. 7일 삼성전 ⅔이닝 무실점(홀드), 10일 한화전 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세이브), 11일 한화전 ⅓이닝 무실점(홀드). 이 기간 '국보 투수' 선동열급 위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 불펜은 지금 리그 꼴찌

두 선수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한화는 쉬운 상황이 아니다. 팀 평균자책점 6.41로 꼴찌, 불펜은 8.73으로 역시 꼴찌다. 기대했던 투수들이 올라오지 않았다. 박상원 13.50, 정우주 11.12, 김도빈 22.50, 박준영 7.71, 김서현 5.40 등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조동욱만이 8경기 5⅔이닝 3홀드 평균자책점 0.00으로 호투 중이다. 8경기 이상 등판한 불펜 투수 9명 중 무실점 투수는 조동욱이 유일하다.
"답 기다리다 지쳤다" 김범수가 떠난 이유

한화는 왜 김범수를 지키지 못했을까. 한화는 강백호를 4년 100억원에 영입하면서 샐러리캡 여유가 거의 사라졌다. 김범수, 손아섭에게 최종안을 제시한 뒤 답을 기다렸지만, 협상이 장기화됐다.

기다리다 지친 김범수는 1월 20일 갑자기 KIA와 협상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결국 3년 20억원에 KIA로 이적했다. KIA의 투수 FA 영입은 조규제 이후 무려 22년 만이었다. 김범수 측에서 KIA에 직접 관심을 보였다고 전해졌고, 금액도 부담스럽지 않아 막바지에 의견이 모아졌다.
지난해 73경기 2승 1패 2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2.25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김범수. 11년간 함께한 '괘씸이'를 보낸 한화 팬들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KIA 팬들은 "김범수 안 지킨 한화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