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라도 살리려"… 청소년 자살 막은 이 소설 100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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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이라도 살리고 싶어서, 내 책을 읽고 생각을 바꿔 살아 있어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어요."
2012년 출간돼 최근 100쇄를 찍은 청소년소설 '시간을 파는 상점'을 쓴 김선영(59) 작가의 말이다.
최근 한국일보와 만난 김 작가는 "소설은 청소년들에게 미안해서 쓴 진혼곡"이라고 했다.
'시간을 파는 상점'은 200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그가 처음 쓴 청소년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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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출간해 최근 100쇄 찍어
"청소년에게 미안해서 쓴 진혼곡"

"한 명이라도 살리고 싶어서, 내 책을 읽고 생각을 바꿔 살아 있어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어요."
2012년 출간돼 최근 100쇄를 찍은 청소년소설 '시간을 파는 상점'을 쓴 김선영(59) 작가의 말이다. 실제로 고등학생이던 아들의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소설을 쓴 직접적 계기가 됐다. 왕따와 청소년 자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던 때였다. 최근 한국일보와 만난 김 작가는 "소설은 청소년들에게 미안해서 쓴 진혼곡"이라고 했다.
"시간 앞에서 목숨 버리는 아이들 살리려 써"
'시간을 파는 상점'은 200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그가 처음 쓴 청소년소설이다. 소설은 고등학생 온조가 '시간을 파는 상점'을 운영하며 자신의 시간을 들여 의뢰인들의 특별한 부탁을 들어주는 내용. '어떻게 하면 죽음을 멈출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던 김 작가는 여러 죽음의 밑바닥에서 '시간'의 문제를 찾아냈다. "성적 비관, 왕따, 가정불화 등 표면적 이유는 다 달랐지만 죽음을 목전에 둔 아이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 제 나름 추적한 거죠. 시간이더라고요."
그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시간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때문에, 그 시간을 피하고 싶어서, 시간 때문에 목숨을 버릴 수도 있더라"며 "누군가 '시간은 한 곳에 멈춰 있지 않다, 아주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도 지나간다'고 이야기해줬더라면 어땠을까 싶었다"고 했다. 그렇게 구상만 1년을 하고, 생태교육연구소 터와 독서논술교실에서 수년간 아이들을 만났던 경험을 녹여 쓴 소설은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시간을 파는 상점'이 13년간 인쇄기를 100번 돌려 쇄를 거듭하는 동안 김 작가는 수많은 청소년을 만나고 살렸다. 한번은 중학교에 강연을 갔을 때다. 한 남학생이 수줍게 다가와 쪽지를 건넸다. 꼬깃꼬깃 접은 종이 뒷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선생님은 소원을 이루셨어요. 제가 그 증거예요. 선생님 덕분에 제가 여기 있어요.'
모진 마음을 먹고 아파트 옥상에 올랐다가 마침 가방 속에 있던 '시간을 파는 상점'을 펴본 후 다시 내려왔다는 여학생도 있었다. 김 작가는 "그 친구들은 모두 건강히 잘 자랐을 것"이라며 "작가가 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기념비적 '100쇄'… "청소년문학에 일조"
'시간을 파는 상점'은 국내 청소년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다소 철학적인 '시간'을 주제로 하면서 추리소설적 기법을 차용하고, 러브라인까지 더해 재미를 보탰다.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도 자신의 삶과 시간을 돌아보게 만든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청소년문학이 문학장르로 자리 잡는 데도 이바지했다. 김 작가는 "한 나라의 문화 의식이 높아질수록 예술은 디테일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장르 역시 다양해져야 하고 저 역시 거기에 일조했다"고 자부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남의 집에 놀러 갔다 읽은 그림책 '장발장'과 50권짜리 아르센 뤼팽 시리즈를 통해 소설의 재미에 푹 빠졌다는 그는 부모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아이들이 국영수사과 공부하길 바라는 어머니들, 소설 읽는 거 말리지 마세요. 지금 아이들은 삶에 있어 더 중요한 자원을 자기 안에 쌓고 있는 겁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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