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공공자금 영토 확장…진격 채비 마친 지자체금고 보니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중앙회 본사 전경 /사진 제공=새마을금고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지방자치단체 금고시장으로의 진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수신 기반을 다변화하는 게 궁극의 목표다. 개인과 조합원 예탁금에 의존해온 새마을금고의 기존 구조에서 나아가 지방세와 기금 등 장기성 공공자금 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으로는 상호금융기관도 특별회계와 기금을 관리하는 제2금고를 맡을 수 있지만 실제 선정 사례는 없다. 새마을금고는 진입을 가로막는 재무요건을 손질하고 은행과 공동으로 금고 업무를 수행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계획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최근 '지방자치단체 금고 참여를 위한 제도개선 추진'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 용역 기간은 9월18일까지다. 용역은 현행 지자체 금고 지정 제도와 시장 구조를 분석하고 상호금융의 참여 가능성을 높일 제도 개선안을 도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새마을금고는 규정 변화에 따른 정책 효과와 중소형 금고의 참여 모델도 함께 살핀다.

용역의 주요 배경으로 새마을금고가 안정적인 수신처를 넓히려는 전략이 꼽힌다. 한국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새마을금고와 신협·농협·수협 등 상호금융권 수신 잔액은 지난해 말 930조8613억원에서 올해 4월 말 915조6312억원으로 15조2301억원 감소했다. 이 가운데 새마을금고 수신이 8조1335억원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농협·수협·산림조합은 3조7389억원, 신협은 3조3577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 예금은 약 27조원 늘었다. 저축은행 예금도 약 2조원 증가했다. 상호금융권이 고금리 특판으로 자금 유출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금리 경쟁만으로 안정적인 수신 기반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제 혜택 축소와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까지 겹치면서 지방세와 각종 기금 등 대규모 저원가성 공공자금의 중요성이 커졌다.

지자체 금고는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보관하고 예산 지출을 집행하는 금융기관이다. 일반회계를 맡는 제1금고는 은행법상 은행만 지정될 수 있다. 특별회계와 기금을 담당하는 제2금고에는 새마을금고와 신협·지역농협·수협·산림조합도 참여할 수 있다. 제도상 참여 자격과 실제 시장 구조 사이에는 간극이 크다. 올해 1월 기준 전국 243개 지자체 일반회계 금고 가운데 NH농협은행이 166개를 맡아 68.3%를 차지했다. 신한은행과 부산은행이 각각 15개를 담당했고 우리은행 14개, iM뱅크 11개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회계와 특별회계·기금을 모두 합친 지자체 금고는 977개다. 이 가운데 NH농협은행이 581개를 맡아 59.5%를 차지했다. 개별 새마을금고나 신협 등 상호금융기관이 제2금고로 선정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법에서는 상호금융 참여를 허용하고 있지만 공공자금 관리 역량과 재무기준을 고려하면 은행 중심의 경쟁 구도가 유지되는 셈이다.

새마을금고는 제2금고 참여 조건 가운데 자본비율 기준을 가장 큰 장애물로 보고 있다. 현행 지방회계법 시행령에 따르면 상호금융기관은 자산총액 2500억원 이상과 자본총액 250억원 이상을 갖춰야 한다. 총자산 대비 총자본 비율은 10%를 넘어야 하고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도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해야 한다.

상호금융권에서는 은행보다 높은 자본비율 기준이 적용되는 점을 문제로 제기한다.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의 총자산 대비 총자본 비율은 평균 6.3% 수준으로 집계됐다. 새마을금고는 제2금고 참여 기준을 7% 안팎으로 조정하면 요건을 충족하는 개별 금고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규모가 작은 금고가 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도 연구 대상이다. 규모가 작은 개별 금고가 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금고 운영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재무기준 완화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전산 안정성과 유동성 관리 문제를 공동 운영 구조로 보완하려는 구상이다.

새마을금고는 지자체 금고에 앞서 지방보조금 계좌에서 공공자금 취급 경험을 쌓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5월 지방보조금통합관리망 '보탬e'의 전용카드 취급 기관을 새마을금고와 신협·수협 등으로 확대했다. 서울 종로구와 경남 합천군은 관내 새마을금고에서 지방보조금 전용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광주시와 경남 사천시도 각각 지역 신협과 수협을 취급 기관에 포함했다.

올해 차기 금고 운영기관을 선정하는 지자체는 79곳에 달한다. 인천과 경북·전남 등 예산 규모가 10조원을 넘는 광역자치단체도 포함됐다. 새마을금고가 당장 대형 지자체 금고 경쟁에 참여하기는 어렵지만 보조금 계좌와 소규모 제2금고부터 운영 실적을 쌓으면 공공금융 시장으로 영업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제도 문턱이 낮아져도 실제 금고 선정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지자체는 금융기관을 평가할 때 재무건전성뿐 아니라 전산 안정성과 내부통제 체계, 유동성 공급 능력도 함께 살핀다. 자본비율 요건을 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은행 수준의 공공자금 관리 역량을 입증해야 새마을금고의 제2금고 진입이 현실화할 수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대형은행 과점 구조는 지역 예치 자금이 안에서 재투자되지 않고 유출되는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전국 점포망을 유지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쓰는 상호금융의 지자체 금고 선정 필요성을 재검토하자는 취지에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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