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난타’…K 뮤지컬의 30년 세계 무대 도전사

이정국 기자 2025. 6. 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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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한 장면. 매튜 머피·에반 지머맨 제공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미국 토니상 6관왕이라는 쾌거 뒤에는 30년 전부터 세계 진출을 위해 고군분투해온 케이(K)뮤지컬의 도전사가 있다.

미국 브로드웨이 진출을 본격 시도한 작품은 1995년 초연 이후 올해 서른살을 맞은 ‘명성황후’다. 국내 흥행 성공 이후 1997년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초청 공연을 열었다. 정식 브로드웨이 상업 공연은 아니었지만, 한국 뮤지컬 최초의 브로드웨이 공연이자 영미권 진출로 기록됐다. 2002년 브로드웨이 공식 공연 전 단계인 트라이아웃(시범) 공연, 워크숍을 진행했지만, 정식 개막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도전은 계속됐다. 2003년 넌버벌 퍼포먼스 뮤지컬 ‘난타’가 한국 최초로 오프 브로드웨이(브로드웨이의 500석 이하 소규모 극장) 입성에 성공했다. 현지 매체들의 호평 속에 장기 공연을 성사시킨 ‘난타’는 라스베이거스 상설 공연에 영국 웨스트엔드 진출까지 이뤄냈다.

한동안 잠잠하던 한국 뮤지컬계는 ‘투자’라는 새로운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투자로 공동 제작에 이름을 올리는 우회 방식이었다. 그 결과 2013년 씨제이이엔엠(CJ ENM)이 공동 제작한 ‘킹키부츠’가 한국의 첫 토니상(작품상 등 6개 부문) 수상이라는 테이프를 끊었다. 2021년에는 씨제이가 공동 제작한 ‘물랑루즈!’가 작품상 등 10개 부문을, 2022년에는 씨제이가 공동 제작한 마이클 잭슨 음악 소재의 ‘엠제이(MJ) 더 뮤지컬’이 4개 부문을 수상했다.

뮤지컬 ‘마리 퀴리’ 웨스트엔드 라이브 공연 현장. 오피셜 런던 시어터 제공

최근에는 한발 더 나아간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브로드웨이 진출에 성공한 ‘위대한 개츠비’가 대표적 사례다. 한국 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단독 리드(총괄) 프로듀서로 제작한 작품이다. 브로드웨이에서 두번째로 큰 브로드웨이 시어터(1500석 규모)에서 정식 개막해, 그해 토니상 시상식에서 한국계 미국인 린다 조가 의상 디자인상을 받는 성과를 냈다. 최근에는 웨스트엔드에도 진출했다.

이제는 ‘어쩌면 해피엔딩’처럼 한국 초연 창작 뮤지컬로 직접 세계 무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라이브가 제작해 2020년 국내 초연한 ‘마리 퀴리’가 지난해 6월 비영어 창작 뮤지컬 최초로 웨스트엔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페미니즘의 시선으로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과 윤리적 고민을 조명한 작품을 두고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은 “마리 퀴리의 과학적인 삶을 흥미롭게 풀어냈다”고 호평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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