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loT) 등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기술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 또한 생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원격 모니터링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랩스는 2015년 설립 이래 일상생활에서 질병을 예측할 수 있도록 빅테이터를 활용한 반지형 웨어러블 의료기기 ‘카트원 플러스(CART-Ⅰ Plus)’를 개발했다. 심방세동, 산소포화도(SpO2), 심박수(HR), 심전도(ECG) 등 만성질환 진단과 측정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이다.

카트원 플러스는 커프리스(Cuffless) 혈압 측정 기능이 추가된 신제품이 올 2월 식약처 허가를 받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커프리스 방식은 팔뚝을 압박해 혈압을 측정하는 커프 방식이 아닌 심전도와 광용적맥파(빛을 이용해 맥을 측정하는 방법)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편의성이 뛰어나다. 제품이 가진 차별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야간 혈압까지 24시간 모니터링에 오차가 없는 의료기기로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심장질환은 진단이 어려워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지속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심전도 기기들은 대부분 장비가 크고 복잡하며 데이터 분석을 위한 진단자가 필요해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홀터 심전도와 패치형 심전도는 무겁고 잘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착용기간도 최소 24시간에서 최대 2주 정도로 짧다. 최근에는 환자에게 심전도 패치를 3일 이상 부착해 장기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시간 제한이 있고 탈착을 할 수 없어 환자가 지속적으로 착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러한 한계를 넘기 위해 최근 의학계는 카트원 플러스의 PPG(광혈류 센서)를 통해 심장 리듬을 체크해 부정맥을 검출하는 방안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카트원 플러스는 반지만큼 작은 기계로 심장 리듬을 분석하면서 탈착이 가능하다. 또한 수개월 이상 장기간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실신 환자들의 부정맥 검출률을 평가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카트원 플러스의 부정맥 식별 능력은 학술적으로도 증명됐다. 차명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2022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부정맥학회(APHRS Asia Pacific Heart Rhythm Society)에서 ‘웨어러블 심전도를 이용한 장기간 심장 리듬 모니터링에서의 부정맥 검출’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차 교수는 이 연구에서 PPG를 이용해 심장 리듬을 체크해 부정맥 검출이 가능한 카트원 플러스를 활용, 실신 환자에서의 부정맥 검출률을 평가했다.
연구팀은 2022년 5월부터 8월까지 지속적인 심장 박동 모니터링이 필요한 원인 불명의 실신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카트원 플러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1개월간의 추적기간 동안 처음으로 부정맥 진단을 받은 환자는 27명으로 전체의 52.9%를 차지했고, 실신을 일으키는 부정맥 환자는 빈맥-빈맥증후군 2명, 병정맥증후군 4명, 방실블록 3명 등 총 9명이었다. 실제로 카트원 플러스가 실신 환자들의 부정맥을 체크한 셈이다.
차 교수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실신 환자의 경우 링형 카트원 플러스 장치에 의한 환자 트리거 심전도 기록을 사용한 지속적인 PPG 모니터링이 실신의 원인으로 심장 부정맥을 식별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혁신의료기기 지정…국내외에서 인정받는 혁신성과 효용성
카트원 플러스는 국내에서 이미 혁신성과 효용성을 인정받으며 내실을 다졌다. 지난 2020년 식약처의 허가 승인을 받고 종근당과 판권계약을 맺으며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
2022년 11월에는 식약처의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면 허가와 심사에서 다른 의료기기보다 먼저 심사하는 특례가 적용된다. 또한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제조기업 인증제도의 도움으로 제조허가 및 인증에 필요한 자료가 일부 면제되고 임상시험, 안전관리 기반 구축 및 표준화, 사용 활성화 등에 대한 지원 사업 혜택도 받을 수 있다.
2022년 6월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심전도 측정과 관련된 행위요양급여대상으로 인정받았다. 의료진이 카트원 플러스로 심전도를 측정한 경우 의료행위로 인정돼 건강보험에서 급여를 지급한다는 의미다. 2022년 12월부터는 소방관들의 만성질환 모니터링을 돕기 위해 조달청의 혁신시제품 시범구매 사업에도 참여해 부산시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생체 신호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에서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2017년 독일의 세계적 제약회사 바이엘이 운영하는 그랜츠포앱스(Grants4Apps·G4A)에서 최종 우승하며 바이엘 본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유럽심장학회(ESC)의 초청을 받아 디지털 헬스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로 선정됐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테크놀로지 파이오니어(Technology Pioneer, 기술선도기업) 자격으로 초청을 받았다. 또 영국 옥스퍼드 대학병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병원 등 해외 병원들과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커프리스 기능이 추가된 카트원 플러스 신제품이 오는 2월 식약처 허가에 이어 미국 FDA와 유럽 CE 승인도 예정돼 있다”며 “생체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들을 조기에 진단하고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돕는 회사로서 심방세동뿐만 아니라 고혈압, 심부전증, 각종 호홉기 질환까지 측정 범위를 넓혀 병원 밖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치료와 관리가 가능한 서비스와 플랫폼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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