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의 자산을 진단합니다.

포스코는 2011년 태국 타이녹스 경영권을 인수하며 중국-태국-베트남을 잇는 아시아 스테인리스강 생산벨트를 구축했다. 10여년이 지난 현재 태국 타이녹스는 재무건전성이 가장 뛰어난 동남아시아 스테인리스 거점으로 평가된다.
태국에 깃발 꽂다
태국은 동남아에서 대표적인 철강교역국으로 꼽힌다. 특히 스테인리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런 점을 고려해 포스코는 2007년 태국 타이녹스의 2대주주로서 경영에 본격 참여했다.
타이녹스는 태국의 유일한 스테인리스 냉간압연 생산 업체로 1990년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 다국적 철강회사의 합작사 형태로 설립됐다. 포스코가 타이녹스에 투자한 데는 잠재력이 높은 태국 시장뿐 아니라 유럽, 일본 등 유수의 철강사와 협력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실제로 타이녹스 주주 가운데 일본제철은 포스코와 관계가 돈독했다.
포스코는 2007년 지분투자 이후 단계적으로 지배력을 강화했다. 2011년 타이녹스 최대주주인 프라유드 마하깃시리 회장과 일가의 지분을 인수해 75%까지 확대했으며 이후 기존 일부 주주의 지분을 공개매수했다. 포스코 단독경영 체제가 된 것이다.
현재 타이녹스는 포스코가 74.56%로 최대주주이며 일본 철강사인 일본제철, 태국 증권거래소 자회사인 타이NVDR, 태국 기업인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유일하게 생존한 아시아 스테인리스 생산거점
포스코는 중국(청도포항·장가항포항), 태국(타이녹스), 베트남(포스코VST)을 한데 묶어 아시아 스테인리스 생산벨트로 지정했다. 그러나 수십년 뒤 이들의 성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핵심 거점인 중국은 현지 철강사가 물량을 과도하게 밀어내면서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연 110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장가항포항은 연간 조 단위 매출을 올리며 포스코의 해외 성공사례로 꼽혔지만 지금은 구조적 어려움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포스코는 더 이상 중국 철강사업에서 이익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해 장가항포항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타이녹스는 상대적으로 손익구조가 안정적이다. 타이녹스가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냉간 압연 스테인리스강 판매 수입은 총 143억7920만밧(약 6156억원)으로 이를 생산량으로 환산하면 톤당 7만8424밧(약 335만7331원)에 판매한 셈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억3860만밧(약 316억원)으로 2023년의 3억840만밧(약 132억원)보다 크게 개선됐다. 타이녹스는 매출 대비 이익률을 2023년 2.19%에서 지난해에는 5.14%로 끌어올렸다.
태국 현지 매출은 소폭 감소한 반면 베트남, 독일, 인도,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외 판매가 증가했다.

주주사와 공급망 손발 착착
타이녹스의 안정적인 제품 생산에는 주주사의 도움이 컸다. 창립 초반 타이녹스 지분을 일부 보유했던 룩셈부르크 회사 아페람은 타이녹스에 스테인리스강 생산 기술과 유통 노하우 등을 전수했다. 또 타이녹스는 핵심 원재료인 열간압연 스테인리스 코일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 제때 확보하지 못할 경우 생산에 타격을 받지만 포스코, 일본제철 등 주요주주로부터 원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와 타이녹스의 원료 거래 규모는 △2022년 3093억원 △2023년 2451억원 △2024년 2562억원 등으로 지난 3년간 3000억원 내외에 달했다.
역으로 포스코가 타이녹스의 도움을 받은 적도 있다. 2022년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가 침수되면서 창사 이후 처음으로 고로가 가동을 멈췄을 때였다.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의 생산차질로 고객사도 연쇄 타격이 불가피했지만, 타이녹스가 자동차 배기계용 제품을 태국 현지에서 생산해 국내에 공급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스테인리스 공장이 포항에만 있어 국내에서 대체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중국 장가항과 타이녹스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내재화 등 사업적 측면에서 타이녹스가 갖는 중요성과 별개로 투자가치로만 따지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태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타이녹스의 현재 주가를 적용한 포스코의 지분가치는 1096억원으로 추산된다. 2011년 포스코가 지분을 추가 취득할 당시 주당 가치는 77원이었고, 현 시세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19원에 불과해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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