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대한통운이 미국 대형 물류센터를 확보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투자 확대 등으로 국내 사업의 수익성이 둔화한 가운데 미국·인도 등 전략국가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앞으로는 전략국가의 내륙 물류 거점을 확대하고 수출입 해상·항공 포워딩과 계약물류(CL)를 연계하는 E2E(End-to-End) 전략을 통해 글로벌 사업의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미국 동부·중서부에 양대 거점…북미 공급망 공략
3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와 함께 미국 일리노이주 엘우드(Elwood) 물류센터 구축을 완료하고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미국 중서부 물류 중심지인 시카고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연면적 약 10만2775㎡(3만1,089평)로 축구장 약 14개에 달하는 규모로 조성됐다. 또 다른 합작 물류센터인 미국 뉴저지주 시카커스센터를 지난해 10월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기존에 CJ대한통운은 북미지역에 60곳의 물류 거점을 확보하고 있었다. 새롭게 운영되는 시카커스와 엘우드 센터는 각각 미국 동부와 중서부 양 축의 대형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된다. 시카커스센터가 뉴욕을 비롯한 동부 소비시장과 수출입 물류를 연결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면, 엘우드센터는 대규모 인프라와 철도·육상운송망을 기반으로 미국 내륙 전역을 연결하는 광역 공급망 거점 역할을 맡는다. 주요 물류 권역별 거점을 연계해 북미 전역을 아우르는 물류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확대에 따른 다양한 공급망 수요를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사업이 실적 방어…미국·인도 사업 확장
CJ대한통운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사업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전략국가를 중심으로 한 CL사업의 성장세가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올해 2분기 매출은 3조3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16억원으로 11.9% 감소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투자와 대외환경 악화로 수익성이 둔화됐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글로벌 실적이 이를 일부 방어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CJ대한통운 글로벌 사업부문 매출액은 2조3754억원으로 전체 연결 매출의 36%를 차지한다. 포워딩 업황 둔화에도 미국·인도 등 전략국가의 CL사업과 초국경물류(CBE) 물량 확대가 매출 성장을 뒷받침했다. 특히 이 가운데 미국은 단일 국가 기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분기 미국 매출은 3117억원으로 글로벌사업부문 매출의 약 26%에 해당한다.
지난해 4분기에도 글로벌사업부문은 국내 주요 사업의 수익성 둔화를 일부 상쇄했다. 당시 포워딩 사업은 해상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으로 부진했지만 미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현지 CL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이어지면서 글로벌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3% 증가했다. 회사는 현지 CL 신규 수주와 운영 안정화를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다만 CJ대한통운이 모든 국가의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해외 법인을 큰 폭 줄이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는 모습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대상 종속회사 수는 지난해 말 114곳에서 올해 6월 말 92곳으로 22곳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과 아프리카, 네팔, 홍콩 및 동남아 지역의 법인을 일부 정리한 상태다.
미국과 인도에서는 내륙 물류 거점을 확대하고 포워딩과 CL을 연결하는 E2E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투자 계획도 마련했다. CJ대한통운은 2026~2028년 연평균 2000억~2500억원을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경상·기술투자에, 1800억~2300억원을 신LMD(국내 새벽, 당일배송)와 글로벌 CL 거점 확대에 각각 투입할 계획이다.
엘우드센터와 같은 대형 해외 거점 투자는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다만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은 과제다. 올해 상반기 말 부채비율은 142.2%로 지난해 말보다 9.3%포인트 상승했다. 회사가 제시한 2026~2028년 부채비율 관리 목표인 130~150% 범위 안에 있지만 상단에 가까워진 만큼 향후 투자와 재무건전성 사이의 균형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해외 소규모 비핵심 법인을 정비하는 동시에 미국·인도를 비롯해 동남아 등 핵심시장에서는 오히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면서도 "타 국가 물류센터 신규 건립 등은 현지 업황 등을 고려해 결정될 사항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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