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럼] 디지털 시대 성형수술, 신중한 판단을
기성세대의 성형은 귓속말로만 공유되는 은밀한 비밀이었다. 요즘에는 성형 관련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성형사실을 공개하는 경우도 흔해졌다. 이러한 현상은 MZ 세대 주도로 SNS를 통해 활성화되는데 게시물에 대한 사람들의 공개적인 질문이나 관심은 곧,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게시물 생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패션이나 음악 뷰티 라이프 스타일 분야에서 끊임없이 단기적인 유행을 만들어 내는 SNS는 엄청난 양의 피드와 해시태그로 이제, 성형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 안면 성형 및 재건외과 학회(AAFPRS)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미국의 성형수술은 40% 증가했는데, 빠른 증가 추세의 가장 큰 원동력을 틱톡과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로 분석했다. 성형 경험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이용함으로써, 다른 소셜미디어 사용자의 성형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SNS의 성장과 더불어 미국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이는 수술은 BBL(Brazilian Butt Lift·엉덩이 확대 수술)이다. 우리나라에는 다소 생소하지만 지난해 미국에서만 6만 명 이상이 시술받은 인기 성형수술이다. 모래시계형 체형을 의미하는 #slimthick은 작년, 1억3400만 태그를 기록했고, 엉덩이 확대 수술 정보를 담은 #BBL 게시물은 37억 뷰를 기록했다고 한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마른 몸매가 인기였지만 요즘은 미국 방송인 킴 카다시안 같이 여성의 곡선미가 강조되는 체형을 트렌디한 몸매로 여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가슴과 엉덩이 부분은 강조되고, 허리는 잘록한 비현실적인 모래시계형 몸매는 특정 인종의 유전적인 특징이나 운동, 식이요법만으로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복부 지방을 채취한 뒤 엉덩이와 허벅지에 주입, 잘록한 허리와 상반되는 모래시계와 같은 형태의 엉덩이 곡선을 만들어 주는 BBL의 대중화에는 비현실적 몸매에 대한 환상, ‘트렌디한 몸매의 완성은 BBL’ 등의 공식 같은 인식이 확산되도록 만든 SNS의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 역시 소셜미디어상의 전형적인 미인형, 인플루언서를 미적 기준으로 삼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SNS로 확산되는 다양한 이미지 때문에 성형 분야에서도 변화가 꾸준히 지속된다. 유방 확대 수술은 과거부터 꾸준히 시행돼왔지만, 점차 환자가 원하는 보형물 사이즈가 커지고 있다. 유방 확대술은 환자의 키와 몸무게, 가슴의 둘레와 모양, 피부의 탄력도, 유선 조직과 피하지방의 양 등 체격 조건과 개인적인 선호도를 종합해 보형물의 크기를 결정해야 하는데, 요즘은 자신의 체격 조건은 상관하지 않고 D컵이나 E컵 정도의 큰 사이즈를 요구하는 환자가 많다. 또한 사진보정앱을 많이 사용하는 SNS상의 얼굴형에 익숙해진 나머지 안면윤곽 수술 시 귀밑각을 완전히 없애는 정도의 과도한 뼈 절제술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입술 필러는 입술이 너무 얇은 사람만 선택적으로 시행하던 시술이었으나, SNS의 활성화와 더불어 #입술필러, ‘크고 도톰한 입술이 트렌디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단기간에 대중적인 인기 시술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유행하는 입술을 만들기 위한 과도한 필러 주입은 부자연스럽고 어색한 결과와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어 시술 후 필러를 제거하는 사례도 는다.

SNS상에서 보이는 것은 보정 후 편집된 이미지가 많고, 소셜미디어에서의 성형수술은 주로 드라마틱한 전후에 포커스를 맞춰 공유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수술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파악하는데 혼동을 겪을 수 있다. 디지털 시대 SNS로 공유되는 성형수술에 관해서는 좀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며, 반드시 성형외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수술에 관한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수술 후 기대 효과와 더불어 부작용과 위험까지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성형수술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윤성호 파라디아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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