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비비고 수출할 시간도 아깝다…현지공장서 찍어내겠다는데

김시균 기자(sigyun38@mk.co.kr), 이지안 기자(cup@mk.co.kr) 2026. 5. 5.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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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해외매출 40조원 눈앞
현지생산으로 비용절감·효율↑
2년내 현지생산이 수출 넘을듯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 중인 오리온 초코파이. [오리온]
K푸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식품업체들의 해외 생산 거점 구축에 속도가 붙고 있다. 수출과 비교할 때 관세와 외교 관련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지인 입맛에 맞춰 맛 변형을 손쉽게 하고 물류 비용을 줄이는 등 판매 효율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불닭볶음면을 수출하는 삼양식품은 내년 1월 중국 공장 가동이 본격화하는 등 업체마다 해외 생산에 힘을 쏟고 있어 2~3년 내로 K푸드 해외 생산·판매 규모가 수출 규모를 앞지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출과 해외 생산·판매를 합친 K푸드의 글로벌 매출은 올해나 내년께 4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에서 28%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매출을 내년 1월 가동하는 중국 자싱 공장을 통해 전량 소화할 예정이다. 지금은 밀양 1공장이 중국 수출 물량을 담당하고 있지만, 자싱 공장이 완공되면 밀양 1·2공장은 북미와 유럽 등을 담당하고, 자싱 공장은 중국 현지 수요를 소화하게 된다.

삼양식품의 작년 매출은 2조3518억원이고 이 중 해외 매출 비중이 80%(1조9000억원)에 달한다. 대부분이 한국에서 생산해 해외로 보내는 수출 물량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중국 자싱 공장 8개 라인에서 매년 11억개의 라면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자싱 공장에서 생산한 라면은 중국 현지에서 100% 판매한다”고 밝혔다.

오뚜기도 미국 캘리포니아에 북미 첫 공장을 짓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동안 현지 공장 없이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해왔던 데서 한계를 느끼고 현지화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오뚜기는 베트남, 뉴질랜드, 중국 등에 공장이 있지만 미국에선 국내 생산 물량으로 판매를 해왔다.

CJ제일제당도 헝가리 부다페스트 두나버르사니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공장을 짓고 있다. 유럽 첫 공장인 헝가리 공장은 CJ제일제당이 10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상반기 착공에 들어갔다. 내년 하반기 가동해 비비고 만두를 생산할 예정이다. 용지 면적이 11만5000㎡인 해당 공장을 통해 유럽 만두 시장과 중·동부 유럽·발칸반도까지 공략할 계획이다.

미국 사우스다코타 공장은 CJ제일제당이 7000억원을 투자해 2027년 가동한다. 용지 면적 57만5000㎡의 북미 최대 K푸드 제조시설로 비비고 만두 시장 점유율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풀러턴에 위치한 풀무원USA 두부 공장 전경. [풀무원]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해 식품 부문에서 일으킨 해외 매출은 5조9000억원이었다. 이 중 해외 생산·판매를 통한 매출 비중은 90%로, 5조3000억원 정도다. 국내에서 수출한 규모의 4배를 훌쩍 넘어선다. 업계에선 헝가리 공장과 사우스다코타 공장을 가동하면 80% 수준이었던 해외 생산·판매 비중이 9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오리온도 베트남 하노이 3공장을 올해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건설에 한창이다. 호찌민 4공장은 지난해 용지를 확보하고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엔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초코파이 거점인 러시아 트베리 신공장은 내년 하반기 준공될 예정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3조3324억원의 매출 가운데 2조1982억원을 해외에서 거뒀다. 이 중 2조원이 넘는 해외 매출이 해외 법인에서 만들어 판매한 것이다.

풀무원도 해외 두부 매출이 매해 늘고 있는데, 전량을 미국 등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기 때문에 수출액에 잡히지 않는다. 풀무원은 지난해 미국 내 두부 매출이 전년 대비 12.2% 증가한 2242억원이었다. 전량 미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에서 판매해 거둔 금액이다.

풀무원은 올 1분기 미국 동부 아이어 두부 공장의 생산라인 증설을 완료하고 가동을 본격화했다. 이를 통해 이 공장 두부 생산능력은 기존 시간당 4000모 수준에서 9000모까지 높아졌다. 여기에서 두 배로 늘어나는 생산량 가운데 상당수를 미국뿐 아니라 유럽 시장 공략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현지 생산은 해당 국가뿐 아니라 인접 국가에 대한 판매망 확충 면에서도 유리하다”며 “현지인들에게 K푸드에 대한 친숙한 이미지를 갖게 하면서 고용효과로도 이어져 긍정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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