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 올해 7월까지 차세대 자주포 결정"... 한화 K9 등 7개국 업체 경쟁

미국 육군이 새로운 자주포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Breaking Defense는 3일 미 육군이 오는 7월까지 차세대 자주포 조달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에 전 세계 방산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미국, 영국, 한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이스라엘 등 7개국 방산업체들이 격돌하는 대형 경쟁이 막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가 미국 시장 진출의 결정적 기회를 맞이한 상황에서, 과연 한국산 무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 육군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RCA 프로그램 좌초, 새로운 길을 찾다


미 육군은 원래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Extended Range Cannon Artillery, 즉 ERCA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M109A7 차체에 58구경 155mm 곡사포를 장착한 새로운 포탑을 개발하고, 사정거리 연장탄을 조합해 70km 이상의 사격 능력을 확보하려 했던 것이죠.

하지만 이 계획은 2025년도 예산안에서 공식적으로 중단되었습니다.

미 육군 차관보는 솔직하게 인정했습니다.

"ERCA의 시도는 양산으로 이행할 수 있을 정도의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전술 사격 연구를 통해 사정거리를 확장한 플랫폼의 필요성이 재확인되었기 때문에, 이미 개발이 완료된 플랫폼이나 탄약에 관한 정보 제공 의뢰서를 곧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미 육군은 자체 개발 대신 시장에서 검증된 제품을 구매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 것입니다.

M109A7이 아니라 M777의 후계를 찾습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대상 무기체계가 무엇이냐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지만, 신형 자주포는 M109A7 팔라딘의 후계가 아닙니다.

현재 미 육군이 교체하려는 것은 견인식 곡사포인 M777입니다.

미 육군 관계자는 "우선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의 M777을 대체하고, 이후 기갑 여단 및 보병 여단 전투단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777 견인포

왜 견인식에서 자주포로 바꾸려는 걸까요? 미 육군의 판단은 명확합니다.

"기동성과 발사 속도가 떨어지는 견인식은 향후 전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된 교훈입니다.

현대전에서는 사격 후 신속하게 진지를 이탈하는 'Shoot and Scoot' 능력이 생존의 핵심인데, 견인식 화포는 이 점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습니다.

그래서 자주포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진 것입니다.

까다로운 요구조건, 70km를 쏴야 합니다


미 육군이 제시한 요구조건은 상당히 구체적이면서도 까다롭습니다.

우선 기본 전제는 "시장에서 입수할 수 있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생산해야 하고, 미군 규격에 대응해야 하며, 지속적인 전투 능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능 요구사항을 보면 미 육군의 야심이 느껴집니다. 기동성은 HIMARS 수준, 방어력은 M109A7 수준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격 성능은 더욱 인상적입니다.

제압 사격의 최대 사거리는 58km, 정밀 사격은 70km까지 도달해야 합니다.

최소 사거리는 4km이며, 최소한 3발 이상의 엑스칼리버 정밀유도포탄을 탑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발사 속도도 중요합니다. 무유도탄은 분당 최소 6발, 유도탄은 분당 최소 3발을 발사할 수 있어야 하죠.

물론 58km와 70km라는 사거리는 램제트탄 등 사거리 연장탄을 사용했을 때의 수치입니다.

누가 무엇을 들고 나올까, 7개국의 대결


Breaking Defense에 따르면 현재 참여가 예상되는 업체는 한국 한화, 이스라엘 Elbit America, 이탈리아 Leonardo DRS와 KNDS France의 컨소시엄, 독일 Rheinmetall, General Dynamics, BAE Systems 등입니다.

이들은 각자의 검증된 무기체계를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디펜스는 당연히 K9 자주포를 제안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주포로, 이미 10개국에 수출된 검증된 플랫폼이죠. Elbit America는 SIGMA를, Leonardo DRS와 KNDS France 컨소시엄은 프랑스제 CAESAR 장륜 자주포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Rheinmetall이 무엇을 제안할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KNDS Deutschland가 작년 AUSA에서 공개한 RCH155의 궤도형 버전인 RCH155-TRACKED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General Dynamics는 M109A7 기반의 개량형을, BAE Systems는 스웨덴제 Archer 장륜 자주포를 제안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습니다.

K9 장륜버전

흥미로운 점은 한화디펜스가 K9의 장륜 버전인 K9A2MH도 개발했다는 사실입니다.

궤도형 K9을 제안할지, 아니면 장륜형을 제안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상황입니다.

궤도냐 바퀴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번 사업에서 가장 큰 변수는 미 육군이 궤도형과 장륜형 중 무엇을 선택하느냐입니다.

현재로서는 어느 쪽이 될지 불분명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선택이 향후 전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합니다.

M109A7

만약 궤도형이 채용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다면 사실상 M109A7의 후계 사업이 되는 셈입니다.

M777을 대체한 신형 자주포가 결국 M109A7까지 점진적으로 교체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반대로 장륜형이 선택되면 M109A7의 후계는 별도로 다시 선정 과정을 거치게 될 것입니다.

장륜형은 기동성과 도로 이동 능력이 뛰어나지만, 험지 주행 능력과 방호력에서는 궤도형에 뒤처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10개월 만에 계약, 전례 없는 속도전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사업 추진 속도입니다. 미 육군은 2월 하순까지 프로토타입 제안을 위한 초안을, 3월에는 최종안을 공개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제안 의뢰서 발행으로부터 불과 10개월 만인 7월까지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Breaking Defense는 이를 "조달 개혁의 속도 중시가 반영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미 국방부의 조달 관행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일정입니다.

보통 미군의 주요 무기체계 조달은 수년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ERCA 프로그램의 실패로 시간을 낭비했다는 반성,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에서 포병 화력의 중요성이 재확인되면서 신속한 전력 보강이 절실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한화디펜스의 K9이 이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고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까요?

K9은 이미 폴란드에 수백 대가 수출되었고, 에스토니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선택을 받으며 성능을 입증했습니다.

가격 경쟁력과 신속한 납품 능력도 강점이죠. 하지만 "미국 내 생산"이라는 조건과 미군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 될 것입니다.

올해 7월, 그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전 세계 방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