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물건 적치 금지 규정과 실제 벌금 사례, 그리고 안전한 정리법

베란다에 택배 박스, 안 쓰는 자전거, 묵은 이불 뭉치를 쌓아두고 계시진 않습니까.
아파트에 살다 보면 베란다를 자연스럽게 창고처럼 쓰게 됩니다.
당장 버리기엔 아깝고, 집 안에 둘 자리는 없으니 일단 베란다에 밀어 넣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습관이 소방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아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소방기본법 제15조에 따르면, 아파트 발코니를 포함한 공동주택의 피난 통로와 피난 공간에 물건을 쌓아두는 행위는 명확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위반 시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전국 소방서에서 베란다 물건 적치로 과태료를 부과한 건수가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고 소방청은 밝힌 바 있습니다.
왜 베란다에 물건을 두면 안 되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하면 현관이 아닌 베란다가 최후의 대피 공간이 됩니다.
2018년 이후 신축된 아파트에는 베란다 한쪽에 대피 공간이 의무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공간은 불길과 연기를 일정 시간 막아주는 방화 구조로 되어 있어, 소방대가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마지막 안전지대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종이박스와 이불이 가득 차 있으면 대피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종이와 천은 불이 옮겨붙기 가장 쉬운 소재이기 때문에, 대피 공간이 오히려 화재 확산의 출발점이 되어 버립니다.
소방관 출신 안전 교육 강사 이 씨는 화재 현장에 출동하면 베란다에 물건이 가득 찬 집이 열에 여덟이라고 말합니다.
화재 안내 방송이 나와서 베란다로 뛰어갔는데 발 디딜 틈이 없었다는 생존자 증언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베란다에서 반드시 치워야 할 물건은 무엇일까요.

1. 종이박스와 신문지 등 종이류는 가장 먼저 치워야 합니다.
불이 옮겨붙는 속도가 가장 빠른 소재입니다.
2. 오래된 이불, 옷가지, 천 소재 물건도 제거 대상입니다.
연기를 대량으로 만들어내 질식 위험을 높입니다.
3. 캠핑용 가스통, 스프레이 캔 등 인화성 물품은 절대 베란다에 두지 마세요.
고온에 노출되면 폭발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4. 자전거, 킥보드 등 대피 동선을 막는 큰 물건도 위험합니다.

급한 상황에서 이동 경로를 가로막아 탈출 시간을 빼앗습니다.
대피 공간에는 아무것도 두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정 보관이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불에 타지 않는 금속 수납함에 넣고, 대피 공간이 아닌 반대편 베란다에 최소한으로 정리해 두세요.

한국소방안전원에서도 베란다 대피 공간은 반드시 빈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거듭 안내하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의 안전은 베란다 물건 몇 개를 치우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저녁, 베란다 문을 열고 대피 공간이 비어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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