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1분기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2.8%p '추락'…"전체 시장은 22%↑"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CATL의 배터리를 장착한 샤오미 전기차 ‘SU7’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샤오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셀 3사의 올 1분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추락했다. 현대자동차, 기아, 테슬라, 포드 등 주요 공급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더뎌진 반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성장세는 더욱 커진 탓이다.

SNE리서치는 올해 1분기 전세계 각국에 등록된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전기차(BEV) 등 전동화 차량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한 158.5기가와트시(GWh)를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분기 130GWh보다 28.5GWh 늘어난 규모다.

국내 배터리셀 3사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8%포인트(p) 하락한 23.5%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한 21.7GWh를 공급하며 글로벌 3위에 올랐다. 주요 공급처인 테슬라 '모델3', '모델Y' 판매량이 지난해 1분기보다 10% 가량 줄었고, 현대차 '아이오닉6' 판매도 저조했다. 다만 포드의 '머스탱 마하E'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37% 증가하며 LG에너지솔루션 성장을 도왔다. 올 하반기엔 GM이 '얼티엠플랫폼'을 적용한 '이쿼녹스 EV'를 출시, '얼티엄셀즈'에서 배터리 공급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2024년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출처=SNE리서치

올 1분기 가장 실적이 좋았던 곳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지난해 1분기보다 36.3% 증가한 8.4GWh를 판매했다. 주요 공급처인 BMW i4·i5·iX, 아우디 Q8 e트론과 PHEV가 유럽에서 견조한 판매량을 나타냈고 북미에서 리비안 R1T·R1S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BEV, PHEV 두 타입의 프리미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한 삼성SDI는 고부가 배터리 P5의 급성장으로 이번 1분기 실적에서 3사 중 유일하게 안정적인 흑자를 나타냈다.

반면 SK온은 올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7.3GWh를 공급, 전년 동기 대비 8.2% 역성장했다. 북미에서의 포드 F-150 라이트닝이 321% 성장했지만, 그 외 지역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의 판매량 감소 영향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SK온은 메르세데스-EQ라인업의 꾸준한 판매량과 기아 EV9의 글로벌 판매 확대 덕분에 하락세를 최소화 한 것으로 분석됐다.

CATL·BYD 글로벌 MS 52.2%…S볼트·EVE 등 신규 업체 성장도 매서워

CATL LFP 배터리가 장착되는 글로벌 전기차 라인업. 출처=CATL

중국기업들의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더욱 커졌다. 대표 기업인 닝더스다이(CATL)은 올 1분기 글로벌 시장에 60.1GWh를 공급하며 전년 동기 대비 31.9% 성장했다. 시장 점유율도 2.9%p 증가한 37.9%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주요 공급사인 베이징자동차, 상하이자동차,창안자동차, 지리자동차, 리오토 등 중국 기업 뿐만 아니라,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의 전기차 판매 증대 영향이 컸다. 최근엔 샤오미의 전기차 'SU7'에도 배터리를 판매, 공급처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올 1분기 BYD는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한 22.7GWh를 공급하며 글로벌 2위에 올랐다. 시장 점유율은 14.3%로, 3위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격차를 지난해 1분기 0.2%p에서 0.7%p로 벌렸다. 이에 따라 CATL과 BYD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합산은 52.2%에 달했다. BYD는 올 1분기 자체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지만, KG모빌리티(KGM)을 비롯한 다른 공급처의 전기차 판매가 원활하지 않아 성장세가 줄었다. 최근엔 태국을 중심으로 현지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고 있어 중국 외 글로벌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들도 고른 성장을 기록했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곳은 S볼트다. 장성자동차의 배터리 사업부에서 시작한 S볼트는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17.7% 성장한 2.7GWh를 공급했다. 시장 점유율도 작년 1분 0.7%에서 2배 이상 증가한 1.7%를 기록했다. 글로벌 8위를 기록한 이브에너지(EVE)도 3.6GWh를 공급하며 전년 동기 대비 54.7% 성장했다. 이 밖에도 CALB는 22%(6.3GWh), 궈시안이 22.1%(3.4GWh)의 공급량 성장이 나타났다.

테슬라 중형 전기 SUV ‘모델Y’. 사진=테슬라

일본 업체 중 유일하게 '톱10'에 이름을 올린 파나소닉은 올해 배터리 사용량 9.3GWh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으나 전년 동기 대비 12.6% 역성장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주요 배터리 공급사 중 하나로, 특히 북미 시장의 테슬라 모델Y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이 파나소닉의 전체 배터리 사용량 중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테슬라 모델Y의 CATL의 리튬인산철(LFP) 탑재 비중이 높아지면서 파나소닉은 타격을 입는 모습이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계속되는 고금리 기조, 비싼 전기차 가격,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전세계적으로 BEV 선호도는 낮아지고, PHEV와 HEV 인기가 예상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유럽과 미국에서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K배터리 3사의 점유율도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3pro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