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속노화’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정희원 노년내과 전문의가 술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번 경고했다.
정희원 의사는 최근 유튜브 채널 ‘정희원의 저속노화’를 통해 “전두엽 살살 녹는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하며 금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스트레스를 이유로 술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술이 오히려 불안, 우울, 불면증을 악화시킨다”고 밝혔다.
또한 “음주 후에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고 수면의 질도 크게 떨어진다”며, “술을 끊은 직후에는 오히려 불안하고 잠이 안 올 수 있지만, 1~2주만 지나면 이런 증상은 사라지고 정신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정 의사는 “1년 정도 금주를 유지하면 뇌 기능도 상당 부분 회복된다”고 말하며, 자신의 금주 경험을 공유했다. “술을 끊고 나서 몸이 한층 맑아진 느낌을 받았다”며, “신경세포가 다시 살아나고, 전두엽을 포함한 뇌 여러 부위가 회복되면서 실제로 뇌가 젊어지는 것 같은 체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술이 뇌를 망가뜨리는 방식
지속적인 음주는 뇌 조직에 점진적인 손상을 일으킨다. 알코올이 반복적으로 체내에 들어오면, 기억과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 장기 기억 형성에 핵심적인 해마, 그리고 균형을 조절하는 소뇌 등이 서서히 위축된다. 이로 인해 전반적인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치매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
게다가 알코올은 뇌 내 티아민(비타민 B1)의 농도를 감소시켜, 기억력 저하와 혼란을 유발하는 뇌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충동 조절과 판단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마비되면, 이성과 자제력이 약화돼 감정적인 행동이나 폭력적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블랙아웃’이 잦다면, 몸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
술을 마신 후 일정 시간 동안의 기억이 통째로 사라지는 '블랙아웃'을 경험했다면, 그것은 단순한 실수나 과음의 문제가 아니다. 뇌가 명백한 손상을 받고 있다는 신호다.
만성적인 음주 습관이 있거나, 요즘 들어 수면장애·불안감·분노 조절의 어려움이 커졌다면 더욱이 금주를 서둘러야 한다. 특히 간 기능 이상,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 질환,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나 항우울제 등 정신과 약물을 복용 중인 사람에게 음주는 회복을 더디게 만들 뿐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다.

#뇌의 회복은 ‘금주’에서 시작된다
술을 끊는 것 만으로도 뇌와 몸이 회복될 수 있다. 금주 후 몇 주 내로 집중력과 기억력, 감정 조절 기능이 개선되기 시작하며, 수면의 질 또한 뚜렷하게 향상된다.
1개월 정도 음주를 중단하면 문제 해결력이나 주의력 등 인지 능력이 되살아나는 효과가 나타나고, 간 역시 수개월 안에 제 기능을 되찾을 수 있다. 다만 간경화, 뇌 위축, 알코올성 치매처럼 이미 질환이 진행된 경우에는 원상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더 이상의 악화를 막기 위한 조기 금주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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