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홀딩스, 주택사업 부진 '계열사 채무보증' 4000억 감소
반도홀딩스의 계열사 채무보증 금액이 감소했다. 주택사업이 주력인 반도건설의 국내 사업이 줄어들면서 채무보증도 함께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해외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 금액은 증가했다. 최근 반도그룹은 미국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벌이며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반도홀딩스의 국내 계열사 채무보증 금액이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반도홀딩스는 올해 2분기에 반도건설, 에이피글로벌 등 계열사 채무 2조210억원에 대해 채무보증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반년 사이 채무보증 금액은 약 4000억원 줄었다. 반도홀딩스는 2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 말 계열사 채무보증 금액을 2조4626억원으로 공시했다.
반도홀딩스는 반도건설그룹의 지주사로 임대사업, 분양사업 등을 담당한다. 회사는 자회사가 더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채무보증을 제공해온 것으로 보인다. 반도건설의 신용등급은 BBB+(안정적)로 대형사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반도건설은 공공택지 입찰로 용지를 확보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조달하는 자체사업 방식에 주력하고 있다. 브리지론 단계에서 낮은 금융비용을 지불하고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반도홀딩스가 채무보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홀딩스는 지난해 2조2104억원 규모의 유동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보증 금액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동자산을 가졌기 때문에 우발채무 위험이 현실화해도 대응할 여력을 갖추고 있다.
반도홀딩스는 올해 2분기 기준으로 반도건설 24개 사업장에 채무보증을 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홀딩스가 보증한 채무 금액은 1조2817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26건, 1조683억원보다 2건, 3966억원 감소했다.
반도건설이 올 3월 서울 경희궁 유보라에 이어 6월 고양 장항지구 내 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를 분양하면서 채무보증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주 수익성이 감소하면서 수주잔액도 늘리지 않아 향후 채무보증 건수와 금액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건설은 올해 대구 지역 주상복합 오피스텔 반월당 반도유보라를 분양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화성 장안지구, 하반기에는 부산 낙민동에서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반도그룹은 국내 주택시장 경색에 대한 대안을 미국에서 찾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주거용 건물인 더보라 3170을 시공한 데 이어 두 번째 자체개발 주택사업인 더보라 3020을 진행하고 있다. 주택사업 외에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리테일몰을 인수하는 등 부동산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이로 인해 반도홀딩스의 해외 계열사 채무보증 금액이 증가했다. 반도홀딩스는 해외 계열사 반도델라(Bando Dela), 반도제니(Bando GENY)의 하나은행 뉴욕지점 대출 채무 1705억원에 대해 채무보증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홀딩스는 지난해 해외 계열사 2곳의 대출 1403억원에 대해 채무보증 약정을 체결했다.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