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경제대국 인도의 취약한 '루피'화 [오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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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인도는 2026년을 '세계 4위 경제'라는 타이틀로 시작했다.
로이터는 인도 루피화를 "아시아에서 가장 부진한 통화"로 지칭했다.
이는 인도 경제가 성장할수록 루피가 더 취약해질 수 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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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인도는 2026년을 '세계 4위 경제'라는 타이틀로 시작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연말 성명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4대 경제대국이 됐다고 밝혔다. 로이터도 IMF의 공식 확인만 남았다고 전했다. 인도 국가통계청(NSO) 역시 2025·26년 1차 추정치에서 성장률 7.4%를 제시하며 인도가 당분간 세계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 갈 것으로 전망했다.
더 흥미로운 건 '압박 속 성장'이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문제 삼아 인도산 제품에 최대 50% 관세를 부과했고, 이로 인해 대미 수출이 20% 감소했다. 인도는 파키스탄과 전쟁도 치렀다. 그럼에도 내수 성장은 꺾이지 않았다. IMF는 인도 성장의 핵심 동력을 견조한 민간소비 중심의 내수에서 찾았고, 공공 인프라 투자 확대가 수요를 키웠다고 평가했다. IT·서비스 경쟁력은 여전히 강하고, 디지털 공공 인프라 확대는 거래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성장 스토리가 강해질수록 통화도 강세를 보여야 하는데, 정반대다. 2025년 12월 루피는 달러당 91.07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로이터는 인도 루피화를 "아시아에서 가장 부진한 통화"로 지칭했다.
이는 인도 경제가 성장할수록 루피가 더 취약해질 수 있음을 뜻한다. 제조업 비중이 약 13%로 낮아, 성장할수록 에너지·자본재·중간재 수입이 늘어나는 구조다. 높은 원유 수입 의존도는 곧바로 달러 수요 확대로 이어진다. 외국인 투자 유입이 늘어도, 단기 성격의 외국인 주식자금은 환율 변동성을 키운다. 실제로 2025년 외국인은 인도 증시에서 약 180억 달러 순유출했고, 루피 약세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의 징벌적 관세와 통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헤지성 달러 확보 수요가 늘어 기대환율을 더 끌어올렸다. 결과적으로 '고성장은 달러 수요를 확대하고, 이는 다시 고환율 압박'이 반복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그나마 루피가 완만한 절하 흐름을 보이는 것은 인도 중앙은행(RBI)이 루피를 좁은 범위에 묶어 급등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약 7,000억 달러에 가까운 외환보유액도 방파제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논란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비용 부담을 낮춰 물가 안정에도 기여했다. 고성장과 높은 환율 변동성을 함께 껴안은 인도를 보며, 최근 원화도 인도형 위험을 닮아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게 된다. 취약해진 우리 경제 구조를 다시 점검할 때다.

이순철 부산외국어대 인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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