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확산 막아라... 포천 방역 '비상' [현장, 그곳&]

홍순운기자 2023. 3. 2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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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 농장 인근 농가 77곳 밀집... 중수본, 소독 등 긴급방역 조치
“자식처럼 키웠는데, 생계 막막”... 되살아난 살처분 악몽 ‘망연자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포천시 한 양돈농장에서 20일 오후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을 위해 투입되고 있다. 이날 이 농장의 돼지 50마리가 폐사해 정밀검사를 시행한 결과 ASF에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주현기자

 

“매일 두 번씩 소독하고 관리도 철저히 했는데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답답할 따름입니다.”

20일 오후 2시20분께 포천시 영중면 영송리 A농장. 방역초소 2곳을 지나야 겨우 접근이 가능한 이곳 농장에는 왕래하는 인적도 없고 차단방역을 위해 파견된 가축위생방역 지원본부 방역사들만 출입구를 막고 통제하고 있었다. 농장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하얀 생석회가 무수히 깔려있었고, 77곳에 달하는 인근 농장으로의 전파를 막으려는 포천시 축산 담당 공무원들의 소독과 인원 통제 손길만 분주하게 오갔다. 

농장에 도착하자 주변을 빙 둘러 설치한 펜스가 삭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겹겹이 둘러져 있는 펜스 안에서는 조사관들이 발생 원인을 찾기 위한 활동과 함께 살처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ASF 발생 통보를 받은 장영규 대표(67)는 하염없이 하늘만 올려다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당 농장에선 돼지 1만2천842마리를 사육 중이다. 이 중 50마리가 폐사해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정밀검사를 시행한 결과 ASF가 확인됐다. 장 대표는 “방역에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어떻게 우리 농장에서 ASF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자식처럼 키웠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하며 망연자실해 했다. 

이 농장을 오가며 일했다는 축분차 운행기사 강종훈씨(63)도 출입이 통제된 A농장을 바라보며 한참을 서성였다. 그는 “당장 농장 일을 하지 못해 생계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포천시 한 양돈농장에서 20일 오후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을 위해 투입되고 있다. 이날 이 농장의 돼지 50마리가 폐사해 정밀검사를 시행한 결과 ASF에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주현기자

해당 농장에는 현재 직원 14명이 근무하고 있고 인근에 근로자들의 숙소와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외부에 있는 근로자들은 농장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농장 안에 있던 일부 근로자들은 식사를 외부에서 공급받는 등 격리된 상태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ASF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파견해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소독과 역학조사 등 긴급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또 전파 차단을 위해 이날 오전 5시부터 22일 오전 5시까지 48시간 경기·인천과 강원 철원지역 양돈농장 및 도축장, 사료공장 등 축산 관계 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대해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을 내렸다. 중수본은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는 긴급행동지침 등에 따라 살처분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월5일 포천의 한 농장에서 올해 처음으로 ASF가 발생했고 강원 철원(1월11일), 김포(1월22일), 강원 양양(2월11일) 등지에서 각각 ASF 확진 사례가 나온 데 이어 이날 다시 포천에서 ASF가 확인됐다.

홍순운기자 hhsw889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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