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변곡점, 5월 미중 정상회담보단 올 하반기 가능성"

미국은 이란에 묶여있다…5월 미중 정상회담 기대론이 옅어진 이유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4월 21일 공개한 '중동 전쟁과 글로벌 복합 위기: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는 중동 전쟁의 여파로 한반도 정세의 변곡점이 5월 미중 정상회담보다 올해 하반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외교·군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한반도 문제에 우선순위를 부여할 수 없는 상태이며, 이로 인해 5월 미중 정상회담 전후 한반도 전환 국면이 펼쳐지리라는 기대감이 급격히 옅어지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가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외생 변수로 작용하며 국제사회의 관심과 미국의 외교 에너지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참수 작전 목격한 북한의 경계심…협상보다 방어가 우선이 됐다

보고서는 북한이 미국의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 참수 작전과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제거 등 협상 중 공격 행태를 직접 목격하며 미국에 대한 경계심이 크게 높아졌을 것으로 분석했다. 협상 테이블에 앉는 순간이 오히려 취약성을 드러내는 시점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이란 사례에서 얻은 북한이 당분간 미국의 대화 제의에 선뜻 응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번 중동 전쟁은 북한이 자국의 재래식 무기 열세를 더욱 심각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핵 억지력 의존도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북한의 전략 인식을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

11월 중간선거가 핵심 변수…트럼프의 '북미 돌파구' 시나리오

보고서는 하반기에 11월 중국 APEC, 12월 미국 G20, 11월 미국 중간선거 등 주요 정치 이벤트가 집중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관계 성과 도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중간선거를 계기로, 또는 중간선거 패배로 대외적 성과 창출이 절실해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극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외교적 돌파구로 활용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고서는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북한을 협상으로 끌어낼 수 있는 미국 측의 유인책 제시가 긴요하다"고 밝히며, 제재 완화나 안전 보장 등 구체적 당근 없이는 북한의 협상 복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란전이 던진 한반도 군비통제 가능성…핵·재래식 불균형의 역설

보고서는 이번 중동 전쟁으로 한국 방산에 대한 국제적 주목도가 높아진 반면, 북한은 재래식 무기 분야에서 한국에 대한 열세를 더욱 절감하게 됐을 것이라는 이중적 함의를 짚었다. 북한의 핵 우위와 한국의 재래식 군사력 우위라는 비대칭 구조를 고려할 때, 이번 중동 전쟁이 역설적으로 한반도에서 핵과 재래식 무기를 포괄하는 군비통제 논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는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결국 중동의 화약고가 한반도 안보 지형에 던진 가장 큰 질문은 '북한을 핵에서 끌어낼 새로운 협상 프레임이 가능한가'이며, 그 답은 하반기 일련의 외교 이벤트 속에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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