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지분 매입 1.6조원 중 75% 차입금...홈플러스 케이스와 유사
"두 달여 뒤 대출 만기도래 도래…최초 대출 및 담보 적정성도 논란"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와 마찬가지로 차입매수(LBO) 방식을 고려아연 인수 시도에서도 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측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래 이달까지 7개월간 MBK가 고려아연 지분 취득에 투입한 자금1조6,000억원 중 75%인 1조2,000억원가량이 NH투자증권에서 빌린 차입금으로 확인됐다.
이에 고려아연측은 "빚 부담을 홈플러스로 떠넘겨 사업경쟁력 약화와 법정관리를 초래했는데도 아무런 반성 없이 차입매수를 반복하고 있다"며 "상환만기가 불과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차환을 해야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로 신뢰를 잃은 만큼 담보 추가 제공, 이자비용 급증 등에서 상당한 난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차입매수와 인수금융에 대한 국민적 반감과 정치권의 질타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보니 차환이 이뤄질 경우 후폭풍에 뒤따를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평판 리스크로 인한 출자자(LP) 이탈 가능성 부각으로 인해 펀드 자금 투입이 더욱 빠듯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엔 고려아연에 대한 M&A를 담당하는 6호 펀드의 국내 출자자인 연기금들이 잇따라 M&A에 대한 자금 사용을 금지하면서 사면초가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측은 무리한 차입매수가 부메랑으로 돌아온 결과라고 평했다.
업계에 따르면 MBK는 고려아연에 대한 M&A를 추진하면서 지분 매입에 쓴 자금 1조5,657억원 가운데 75%인 1조1,775억원을 금융권 담보대출로 마련했다. 고려아연은 "MBK가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구사한 차입매수와 동일한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며 "홈플러스 사태에서 차입매수 방식에 대한 비판이 불거진 가운데,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관련 대출 등에 대한 적정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주장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앞서 MBK는 홈플러스 인수에 7조2,000억원을 투입하면서 블라인드 펀드로 2조2,000억원을, 나머지 5조원(70%)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아 인수대금을 확보했다. 차입금 상환 부담은 고스란히 피인수기업 홈플러스로 떠넘겨졌다. 이후 MBK는 빚을 갚기 위해 홈플러스가 보유한 핵심점포 등 부동산을 대거 처분하고 상환전환우선주(RCPS) 원리금을 받아내는데 주력했다. 고려아연은 이같은 MBK의 결정이 홈플러스 사업 경쟁력 약화에 기여했고, 기업회생에 직면하는 단초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근 해외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정기주주총회 의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고려아연이 MBK의 지배를 받게 될 경우 홈플러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홈플러스의 상황은 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의 장기적 투자 일부를 축소하거나 특정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지급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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