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신년특집] 경기 2026 경제 전망

이세용 기자 2026. 1. 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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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집중 산업 구조, 환율 리스크 견딜 기업 체력이 관건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 경기도가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을까.

한국 경제는 1953년 국내총생산(GDP)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2% 이하 성장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2022년 2.7%였던 성장률은 2023년 1.6%, 2024년 2.0%로 낮아졌고, 2025년에는 1.0%에 그치며 뚜렷한 둔화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저성장 국면 속에서도 경기도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해 12월 26일 발표한 2025년 3분기(7~9월)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에 따르면 이 기간 경기도의 실질 GR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9%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울산(3.7%), 서울(3.6%)을 웃도는 수치로, 비수도권 전체 평균 성장률(0.4%)과 비교하면 약 8배에 달하는 성장 속도다.

경기지역 경제는 수도권 내 산업과 인구 집중 효과에 더해 IT·제조업 호조에 힘입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왔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등이 포함된 광업·제조업은 7.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서비스업 역시 3.1% 성장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 환율·물가, 경기 반등의 최대 변수

2026년 경기도 경제를 좌우할 핵심 변수는 환율이다. 

도내 산업 구조는 제조업 비중이 높고, 반도체·자동차·전기·전자 등 수출·입 의존도가 큰 업종이 밀집해 있어 환율 변동성에 특히 민감하다.

2025년 12월 현재 원·달러 환율은 1천500원 돌파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2024년 12·3 비상계엄 직후 1천400원 후반대로 급등했던 환율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2025년 6월 말 1천350원 선까지 내려왔지만, 9월 이후 다시 상승세로 전환돼 12월 중순 한때 장중 1천48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경기도는 전국 수출의 약 5분의 1을 담당하는 한국 최대의 무역 거점이다. 

전국 중소기업 수출의 30% 이상도 경기도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이 1천500원 돌파를 위협하면서, 이러한 '무역 중심지' 경기도에는 명과 암이 동시에 드리우고 있다.

관세청 등 관계 기관에 따르면 경기도의 수출액은 전국의 약 20%를 차지해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수입 역시 원자재와 중간재 비중이 높아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활발한 구조다. 

SK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과 직원들./SK하이닉스 제공
이 때문에 환율 변동은 도내 기업 경영에 직격탄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원화 약세는 수출 기업에 유리한 환경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반도체처럼 글로벌 가격 결정력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대기업 수출은 고환율 국면에서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 역시 경기도 수출을 떠받치는 요인이다.

반면 중소기업의 체감 온도는 다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고환율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기업이 수혜를 봤다고 답한 기업보다 훨씬 많았다.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수출하는 기업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급증했지만, 이를 판매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제조업 비중이 높고 중소 수출입 기업이 밀집한 경기도일수록 환율 리스크가 실물경제로 빠르게 전이되는 구조다.

환율 변동성 확대는 투자와 고용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중소기업은 신규 투자와 설비 확장에 소극적으로 변하고, 이는 지역 경제 전반의 활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경기도가 한국 무역의 엔진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수출 확대를 넘어, 환율 변동성 속에서도 기업들이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용인시 수지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 부동산, '똘똘한 한 채' 현상 가속화되나

부동산 시장에서는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강력한 수요 억제책이 잇따르면서 주택 거래는 전반적으로 둔화됐지만, 수도권 내 상급지를 중심으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해 12월 15일 발표한 '2025년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 내 주택 평균 매매가는 전월 대비 0.32% 올랐다.  

지역별로는 성남시 분당구(1.99%)가 가장 크게 올랐고,  과천시(1.55%), 용인시 수지구(1.32%), 광명시(1.28%), 구리시(1.20%) 등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대출 규제 등 정부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잡기 위해 여려 정책을 내놓음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재개발 등 개발 이익이 예상되거나 정주 요건이 우수한 지역으로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또 도내 주요 지역은 '삼중 규제'(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를 받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값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해 매매 수요가 경기도로 이동하고 있다.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연합뉴스
내년 입주 물량이 적은 것도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예상되는 이유다. 

또 2026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17만 2천270가구로, 2025년(23만 8천372가구)보다 28% 감소한 수준이다. 

수도권 입주 물량 역시 8만 1천534가구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고, 경기도도 5만 361가구로 1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감소가 이어질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과 대한건설정책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들은 내년 수도권 집값이 2%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추가 공급 대책을 예고했지만 발표 시점이 내년으로 넘어가며 정책 신호가 약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린벨트 해제 등 강도 높은 방안이 거론되지만, 실제 공급까지는 시간이 걸려 단기적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 경기도, 생활경제 회복과 미래 성장 기반 강화

한국은행은 '202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안'을 통해 환율과 내수 회복 흐름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경기도는 현장의 회복력을 높이고 소비 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생경제 전반에 대한 재정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소상공인 '힘내GO 카드'에 30억 원을 편성하고, 농수산물 소비 촉진과 장바구니 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농수산물 할인쿠폰 지원에 180억 원을 투입한다.

또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매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 살리기 통큰세일'에 100억 원을 편성하는 등 지역 상권 중심의 소비 촉진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교통비 부담 완화를 통한 생활 안정도 함께 도모한다. 

시내·광역버스 공공관리제에 4천769억 원, 수도권 환승할인에 1천816억 원, THE경기패스에 100억 원, 어린이·청소년 교통비 지원에 390억 원을 투입한다.

기술혁신과 산업 전환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반도체·로봇 등 첨단산업과 기후테크,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예정 부지./용인시 제공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에 22억 원, 팹리스 생태계 조성에 24억 원을 편성했다.

또 AI 산업 분야에서는 AI 혁신 클러스터 조성에 25억 원, 도민 체감형 AI 실증사업에 23억 원을 투입해 기술이 산업을 넘어 도민의 일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53억 원을 편성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신산업 육성을 위해 기후테크 설치·운영 및 스타트업 육성에 42억 원, 1회용품 없는 경기특화지구 조성에 10억 원, 기후보험 도입에 34억 원을 반영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바이오산업 인력 양성과 의료기기 실증에 31억 원, 바이오 스타트업 육성 지원에 8억 원을 편성해 차세대 성장 산업 기반을 다진다.

생활 기반 확충과 균형 발전을 위한 교통 인프라 투자도 이어진다.

경기남부 도로사업에 1천451억 원, 광역철도 건설사업에 25억 원을 편성해 남부권 교통망 강화와 지역 간 균형 있는 발전을 뒷받침한다.

또 경기북부 도로사업에 1천390억 원, 광역철도 건설사업에 2천105억 원을 투입해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역 간 연결성 개선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세용 기자 ls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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