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우크라에 살상 무기 지원, 북한군 활동 따라 유연하게 검토”

폴란드 대통령 “코닌시 원전, 민간 주도... 정부 차원서 협력”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우리는 대원칙으로서 살상 무기를 직접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었는데 그러한 부분에서도 더 유연하게,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한·폴란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에서 ‘한국의 우수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의향이 있나’라는 폴란드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이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김태효 대통령실 안보1차장은 지난 22일 러북 군사 협력이 더욱 진전될 경우, 이에 상응하는 외교·경제적 조치는 물론 군사적으로도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무기를 직접 지원할 수도 있다고 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그동안 인도적 측면에서 쭈욱 해왔다”면서 “그러나 러북협력에 기해 북한이 특수군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한다면, 우리가 단계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한반도 안보에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놓고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근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에 대해 “우크라이나에는 나쁜 소식이며 한국과 전 세계에 매우 무서운 전개”라고 우려했다. 특히 “해당 특수부대는 북한의 XI 군단의 일부인 듯하다”며 “잘 먹고 잘 훈련됐으며 극도로 세뇌됐고, 침투 작전에 재능이 있다”고 했다.

앞서 두다 대통령은 이날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북한과 관련된 불안감을 우리도 또한 느끼고 있다”며 “중립국위원회로서 이러한 불안감을 줄이고 한국의 평화를 위해 힘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두다 대통령은 “우리의 이웃인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에 있다. 처음부터 러시아의 공격으로 시작됐다고 우리 모두가 받아들이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에서 구입한 다양한 무기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받은 무기도 나눠주고 있다”고 했다.

두다 대통령은 또 “20세기 이후 양국은 모두 전쟁을 경험했다”며 “폴란드 국민처럼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국가는 많지 않다고 예상한다. 한국이야말로 지난 60년간 평화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한편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원전 및 방산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022년 10월 폴란드 민간발전사인 제팍, 폴란드국영전력공사(PGE)의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한 바 있다. 코닌시에 한국형 원전인 APR1400 2기를 건설할 계획인데, 당초 올해 3월 타당성 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했지만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현지 정부가 원전 투자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두다 대통령은 “현재 코닌시에 건설중인 원전은 민간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면서도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와 원전 건설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폴란드 정부가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을 때 양국 협력이 구체화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폴란드의 원전협력이 언제쯤 이뤄질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윤 대통령은 “원전문제는 원론적인 분야에서 전 주기에 걸쳐 연구, 개발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지금은 다양한 과학적 분야의 양해각서(MOU)에 기해 연구개발 협력이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양국 간 방산 관련 협력도 강화된다. 현재 폴란드에는 상당한 규모의 K2 전차와 K9, 천무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학 등 제조업 분야에서도 협력이 진행된다.

두다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폴란드 현지) 진출로 3만명이 일자리를 찾았다”며 “내일은 부산을 찾는다. 폴란드에 무기를 공급하는 기업들의 생산 현장을 시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양국이 우주산업 관련 계약도 재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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