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온시스템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 불확실성을 해소하며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시장의 우려였던 재무 약정 준수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제 시선은 미래 전기차 시장에서의 수주 경쟁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31일 한화투자증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12월 983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하며 재무 건전성 확보에 성공했다. 조달 자금 중 8834억원을 부채 상환에 집중 투입함에 따라 2025년 기말 기준 부채비율은 170%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부채비율은 2024년 254%에서 2025년 말 170%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레버리지 비율(순차입금/EBITDA) 역시 5배 이상에서 3.1배 수준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이는 채권단과의 차입 약정 조건인 부채비율 225% 이하, 레버리지 비율 4배 이하 요건을 안정적으로 충족하는 수준이다.
수익성도 개선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화투자증권은 한온시스템의 2025년 연간 영업이익을 2440억원, 순이익을 500억원으로 추정하며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는 △현대차·기아 등 주요 고객사향 물량 증가 △우호적인 환율 환경 △미국 관세 비용에 대한 고객사 리커버리 효과 지속 등이 꼽힌다. 여기에 더해 2024년 4분기부터 연구개발(R&D) 비용 자산화 비중을 축소하는 등 경영 정상화 기조가 본격 반영되면서 판관비와 감가상각비 부담도 완화됐다.
특히 구조조정을 위해 설정했던 충당부채의 실제 집행 규모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면서 향후 일회성 비용 추가 발생 가능성도 상당 부분 완화됐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한온시스템의 재무 리스크 프리미엄은 점진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시선은 재무 안정성에서 성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 분야의 핵심 업체로 평가받고 있지만 최근 수주 실적은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와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신모델 출시 지연 영향으로 2025년 3분기 기준 누적 수주 금액은 5억7000만달러로, 연간 목표치인 15억달러 대비 달성률은 38%에 그쳤다. 연내 목표 달성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연간 수주 실적은 2022년 19억달러를 정점으로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한 매출 성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한온시스템의 향후 주가 흐름을 결정할 최대 변수로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M 플랫폼' 관련 통합 열관리 시스템 수주 여부를 꼽는다. 해당 플랫폼은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대량 생산 전기차 모델에 적용될 예정이다. 수주 성공 시 한온시스템의 중장기 성장성과 실적 가시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운영 효율화와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한 수익성 회복은 예상보다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며 "이제는 전기차 중심의 수주 확대를 통한 성장성을 증명해야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최지원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