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이다" 새로운 국대 에이스 이현중의 눈물에서 희망이 보였다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2025. 8. 1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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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중. 대한민국농구협회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4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개최된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전에서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했다. 중국에 71-79로 패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 끝내 중국의 높이를 이겨내지 못했지만 한때 18점까지 벌어진 점수차를 좁히고 경기를 막판 접전 양상으로 끌고가며 분전했다.

경기가 끝나고 이현중은 유니폼으로 얼굴을 감싸안은 채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현중은 대한민국농구협회를 통해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화가 많이 났지만, (이)정현이 형이 이탈했음에도 끝까지 싸워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며 "팬들에게 승리로 보답하지 못해 마음이 많이 무겁고 슬펐다. 경기 내용을 떠나, 지는 게 제일 싫은데 져서 화도 많이 나고 슬펐다. 많이 후회되고 실망스러운 경기였다"고 말했다.

무려 39분 22초 동안 코트를 누빈 이현중은 팀내 최다인 22점을 기록했고 7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보탰다. 수비력이 좋은 포워드 주 준롱을 앞세운 중국의 거친 수비를 상대로 야투 성공률 40%를 기록했다. 다만 3점슛 기회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강하게 압박을 펼친 중국의 수비 방식을 극복하진 못했다. 3점슛 11개를 던져 2개 성공에 그쳤다.

한국은 2쿼터 10분 동안 중국에 11-21로 밀려 승기를 내줬다. 중국은 2쿼터 들어 신장 221cm의 유 지아하오를 앞세워 높이 싸움으로 한국을 압도했다.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근성을 발휘한 대표팀은 후반 20분 동안 36-33으로 앞서며 선전했다. 그러나 2쿼터에 벌어진 점수차를 끝내 극복하진 못했다.

이현중은 "(전반전이 끝나고) 전반은 잊고 후반에 다시 시작하자는 얘기를 했다. 결과적으로 슛이 들어가진 않았지만 서로 믿고 던져야 한다고 얘기했다. 중국 빅맨들의 높이가 높았지만 하윤기 형, 김종규 형, 이승현 형이 너무 잘 싸워줬고 여준석도 부상에서 돌아와 몸 상태가 100%가 아닌데 골밑에서 많이 싸워줬다. 그 덕분에 경기를 뒤집을 기회가 왔었는데 내가 중요할 때 많이 못 해준 것 같아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과거 아시아 최강이었던 중국 농구는 한국이 쉽게 넘을 수 없는 상대라는 인식이 강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현중의 마음가짐은 달랐다. 중국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을 갖고 8강전을 치렀다. 다만 자신이 승부처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눈물을 참지 못한 듯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전설이 되겠다"는 안준호 감독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도 한국 남자농구는 희망을 남겼다. 농구 팬들은 경기 중계 방송과 대한민국농구협회 공식 유튜브 채널인 '코바티비'를 통해 어느 때보다 단합된 대표팀의 모습을 확인했다. 안준호 감독의 리더십 아래 하나로 똘똘 뭉친 젊은 태극전사들의 가능성을 봤다.

또 하나의 소득은 절대적인 에이스의 발견이다. 바로 이현중이다.

이현중은 이번 대회 5경기에 출전해 평균 32.6분의 출전 시간을 소화하며 19.8득점, 7.6리바운드, 3.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상대 팀들의 집중 수비를 견뎌내며 야투율 41.7%, 3점슛 성공률 28.8%의 성적을 남겼다.

기록이 전부가 아니다. 이현중은 대표팀의 간판 슈터이자 공격의 설계자, 해결사였다.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했고 동료들에게 좋은 타이밍에 패스를 뿌려주는 여유도 갖췄다. 공격에서 상당한 에너지를 쏟는 위치에 있음에도 누구보다 열심히 수비했고 팀을 위해 헌신했다.

여기에 유기상, 양준석, 하윤기, 여준석 등 젊은 선수들이 팀을 견인했고 이승현, 정성우, 김종규 등 베테랑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멋진 여정을 이뤄냈다. 한국 남자농구는 2000년대 들어 중동세에 밀려 아시아의 변방으로 밀려난 느낌이었지만 이번에는 중동에서 열린 아시아 대회에서 카타르, 레바논 등 중동의 강호들을 연파하며 자존심을 되찾았다.

이처름 큰 발전을 이뤄낸 대표팀의 중심에는 이현중이 있었다. 향후 이현중을 중심으로 대표팀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당장 2026년에 일본 나고야에서 아시안게임이 개최된다.

이현중은 "앞으로 더 올라가야 한다.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깨닫고 각자 소속팀에 가서 부상 없이 경기를 잘 치르고 또 만나고 싶다. 태극마크를 단 것에 무게감을 실어 준 것 같아 선수들한테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팬들을 향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팬 분들 덕분에 우리 선수단도 태극마크의 무게감이 더 생긴 것 같다. 많은 관심과 응원이 선수들에게 더 사명감을 갖게 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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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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