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리베이트’ 만연… 보조금 받아 뒷돈 챙긴 시민단체

이현미 2023. 6. 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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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3년간 비영리민간단체(시민단체)에 지급한 6조8000억원 규모 국고보조금 사업을 감사한 결과, 314억원이 불법적으로 쓰인 것을 적발했다.

대통령실은 정부가 지난 1월부터 4개월간 국무조정실 총괄하에 29개 부처의 민간단체 국고보조금 사업을 감사한 결과, 최근 3년간 1만2000여 민간단체에 지급된 6조8000억원 중 1조1000억원 규모의 사업에서 1865건의 부정·비리가 적발됐다고 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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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보조금 사업 감사 발표
3년간 부정·비리 1865건 적발
수위심각 86건 고발·수사 의뢰
내년도 예산 5000억 이상 감축
尹 “감시포상금 제도 운용” 지시
정부가 지난 3년간 비영리민간단체(시민단체)에 지급한 6조8000억원 규모 국고보조금 사업을 감사한 결과, 314억원이 불법적으로 쓰인 것을 적발했다. 시민단체에서 보조금을 직접 빼돌리거나 관련 업체에 사업비를 준 다음 ‘뒷돈’을 챙기는 등 국고보조금 부정·비리 사례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내용을 보고받고 “국민 혈세를 국민이 감시하는 포상금제도를 운용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정부가 지난 1월부터 4개월간 국무조정실 총괄하에 29개 부처의 민간단체 국고보조금 사업을 감사한 결과, 최근 3년간 1만2000여 민간단체에 지급된 6조8000억원 중 1조1000억원 규모의 사업에서 1865건의 부정·비리가 적발됐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드러난 부정사용금액은 314억원으로 전액 환수될 예정이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지난 정부에서 무분별하게 늘어난 일자리사업에서 무자격자 지원과 서류 조작 사례 등이 다수 적발되며 그간 보조금 사업의 부정과 비리,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만연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도 “국민의 혈세가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철저하게 감시하고 관리해야 한다”면서 포상금제도 운용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국고보조금 불법 사용은 단체 간부의 횡령과 내부자 거래, 거래업체로부터 리베이트(뒷돈) 수령, 서류조작 부정수급, 목적 외 집행, 규정 위반 등 천태만상으로 나타났다. 한 이산가족 관련 단체는 국고보조금으로 전·현직 임원의 통신비를 내고 한 임원의 개인 사무실 임차료를 내며 2000여만원을 유용했다. 또 한 시민단체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일자리사업 보조금 3110만원을 챙겼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이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민간단체 보조금 감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보조금 유용·횡령, 리베이트 등 비위 수위가 심각한 86건은 사법기관에 형사 고발 또는 수사의뢰를 진행하고 목적 외 사용, 내부거래 등 300여건에 대해선 감사원의 추가 감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선심성 반복적 사업을 중심으로 내년도 보조금 예산을 5000억원 이상 감축할 방침이다.

이번에 적발된 단체는 향후 5년간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된다. 또 보조금 1차 수령단체뿐 아니라 앞으로는 위탁·재위탁 단체도 정부 관리 시스템에 등록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외부 검증대상 사업을 현행 3억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회계법인 감사대상을 기존 10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 사업으로 금액 기준을 낮춰 외부 감시 체계도 강화한다. 이는 법 개정 사항으로 추후 입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부정·비리가 만연한데도 지난 정부에서 민간단체 보조금이 2조원 가까이 급증했다”며 “정부의 관리 역량은 줄어든 반면 사업규모가 늘어나면 부정사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것들을 다시 정상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보조금 구조조정은 1회성에 그치지 않고 향후 윤석열정부 4년 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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