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형마트 휴업 평일화 효과 확인됐지만…“노동강도는 더 세졌다”
편의점 소비 줄고 SSM·생활잡화 매출 증가…오프라인 유통 회귀 흐름
현장 노동자, “주말 업무 체감 강도 높아”…인력·근무체계 보완 필요성도

대구지역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 이후 매출 증가 효과가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책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소비자 편익과 오프라인 유통 회복 측면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는 반면, 현장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노동 강도 심화와 휴식권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이후 대구지역 대형마트 매출은 4.66%, 기업형 슈퍼마켓(SSM) 매출은 3.36%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편의점 매출은 4.19% 감소했다.
KDI는 대형마트 휴업일 변경 이후 일부 소비가 편의점이나 온라인 중심 소량 구매에서 다시 오프라인 유통채널로 이동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대구지역 온라인 소비는 전체 기준 2.89% 감소했으며, 20대(-3.72%)와 40대(-3.48%)에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업종별로는 생활·식품·잡화 업종 매출이 15.39%, 입점형 기타유통이 17.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축수산·전통유통 분야 역시 2.17% 늘었다.
대구는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시행한 지역이다. 현재 지역 내 대형마트는 19곳으로, 인구 100만명당 대형마트 수는 8.0개로 서울(5.9개)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KDI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매출 감소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가 전통시장 보호에 실질적 효과가 있는지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제기되는 배경이다.
유통업계는 이번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맞벌이 가구 증가와 온라인 소비 확산 등으로 소비 구조가 달라진 상황에서 주말 영업 제한은 현실과 괴리가 있었다"며 "대구 사례는 온라인으로 빠져나가던 소비 일부를 오프라인으로 돌리는 효과를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다만 의무휴업 제도의 또 다른 취지였던 노동자 휴식권 보장 측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의무휴업 제도는 전통시장 보호뿐 아니라 대형마트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 보장을 목적으로 도입된 만큼 단순 매출 지표만으로 정책 효과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 24일 오후 찾은 대구 한 대형마트는 주말 장보기에 나선 시민들로 붐볐다. 직원들은 신선식품 진열과 고객 응대, 온라인 배송 준비까지 동시에 처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대구 한 대형마트 직원 A씨는 "셀프계산대가 늘어나긴 했지만 주말에는 고객 응대나 오류 처리 요청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신선식품 진열과 온라인 배송 물량까지 겹치면서 현장 체감 업무량은 더 커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월요일에 쉰다고 해도 가족들과 생활 패턴이 맞지 않아 사실상 휴식의 질은 떨어진다"며 "매출 증가만큼 인력 충원이 체감될 정도로 이뤄졌는지는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노동자들의 피로감 호소는 이전 조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이 공개한 '2023년 대구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이후 대형마트 노동자 실태 설문조사'에서는 주말 근무 부담 증가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감소를 호소하는 응답이 다수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대구의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 정책은 매출 증가와 소비 편의 확대라는 성과와 함께 노동 강도 심화라는 과제를 동시에 드러내며 정책 효과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고은 기자 goeun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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