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큰 병의 전조일 수도, '눈 떨림' 마그네슘 부족이 원인 아니었다
원인 다양한 눈 떨림, 안면 마비까지 유발
영화 ‘엔칸토’의 주인공인 미라벨의 가족들은 마법의 힘을 활용해 마을을 수호합니다. 가족들은 각자 지닌 능력으로 마을과 사람들을 지키는 데 힘쓰는데요. 미라벨의 언니 루이사는 마법의 힘이 위기에 처하면서 점차 능력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루이사에게 가장 먼저 나타난 증상은 바로 ‘눈 떨림’입니다. 힘을 잃어버린 불안감 그리고 중압감이 맞물린 스트레스가 원인이었죠. 극 중 루이사는 밤새 눈 떨림으로 고통을 받습니다.
루이사에게 발현된 것은 안면신경경련 증상인데요. 일상에서 흔한 눈 떨림도 이에 속합니다. 눈 떨림이 주요 증상인 질환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눈 떨림, 마그네슘 부족 원인 아닌 이유
통상 눈 떨림이 마그네슘과 연관돼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요. 실상은 다릅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이와 관련된 한 연구 결과가 등재돼 있는데요.. 눈 떨림 환자 72명과 눈 떨림이 없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혈중 마그네슘 농도 차이를 분석한 연구였습니다. 이 자료를 보면 눈 떨림 없는 그룹의 혈중 마그네슘 농도는 2.2mg/㎗, 증상이 있는 그룹은 2.1mg/㎗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럼 눈 떨림의 주 원인은 무엇일까요? 바로 피로도입니다. 두 그룹 간 피로도에 큰 차이가 있었는데요. 눈 떨림 증상이 있는 그룹의 경우 피로 호소 비율이 높았습니다. 유증상 그룹의 피로도는 84.9%가 피로도를 느낀다고 응답했고, 일반인 그룹은 69.9%가 피로도를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마그네슘 섭취가 눈 떨림을 완화한다는 의학적 근거는 전혀 없는 것이죠.
◇안면신경경련, 잘못두면 더 큰 질병 야기
눈 떨림이 일어나는 원인은 다양한데요. 우선, 루이사가 앓았던 안면신경경련이란 안면근육의 경련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피로와 스트레스로 증상이 발현되죠. 스트레스를 받으면 근육을 담당하는 전해질이 불균형해져서 근육 경련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안면신경경련의 치료법은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것입니다. 만약 증상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안면신경마비를 의심해 볼 수 있어요. 안면신경마비는 눈과 입 주변의 근육이 마비돼 얼굴이 불균형해지고, 감각이 손상되는 병인데요. 방치하면 큰 후유증을 불러오기에 조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 ‘의대생의 질병’, 양성(良性) 안윤근 파동
눈가 근처에 있는 근육 섬유의 작은 다발이 수축해 눈가가 떨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수축은 간헐적으로 일어나는데요.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나타나 제어할 수 없습니다. 이 증상이 지속해서 나타나는 것을 ‘양성 안윤근 파동’이라고 합니다.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 자주 발생하죠. 의대생들이 자주 겪어 ‘의대생의 병’이라고도 불립니다. 시험 기간에 특히 더 심해지기도 하는데요. 과로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질환 역시 스트레스와 피로, 수면 부족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콘택트렌즈로 인한 자극 등도 양성 안윤근 파동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 안검경련, 미국에서는 맹인으로 분류해
안검경련은 눈꺼풀 주변이나 얼굴 근육이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강하게 수축하는 것을 반복하는 질환입니다. 처음에는 눈 주위만 가볍게 떨리는 경증으로 나타나는데요. 증상이 악화될 경우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눈 뜨는게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안검경련은 남성보다 여성, 특히 50대 이상 여성에게 많이 발현돕니다. 안검경련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는 증상이 심한 경우 기능성 맹인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요. 그 정도로 심각한 질병이라는 것이죠. 안검경련의 치료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보툴리눔 톡신 주사 치료와 수술인데요. 미량의 보톨리눔 톡신 주사를 눈 주위 근육에 주입하면 눈의 경련을 일으키는 근육을 마비시킬 수 있습니다. 안검경련환자의 85% 정도가 이 주사에 효과를 보이지만, 길게 가지 않습니다. 환자들은 최대 6개월 동안 효과를 볼 수 있는데요. 효과가 단기적이어서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주사 효과가 없으면 눈 주위의 근육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하죠.
안면신경경련, 양성 안윤근 파동의 경우 피로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데요. 적당한 스트레스는 삶의 원동력이 되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는 건강을 해쳐서 삶의 질을 뚝 떨어뜨리는 것 같네요. 스트레스와 휴식의 균형에 신경써야 겠습니다.
/김수지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