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코인결제 차단 나선 이 회사…남들이 말리는 사업하는 이유

"사업한다고 할 때 남들이 모두 말렸다. 컴플라이언스 서비스로 돈을 버는 회사는 한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와 은행 간 원화 입출금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보난자팩토리의 김영석 대표는 "가상자산을 통해 이뤄지는 사기를 방지하고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컴플라이언스는 주로 금융회사와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서비스를 일컫는다. 자금세탁방지나 전자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등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2017년 설립된 보난자팩토리는 가상자산거래소에 특화된 피해 예방 솔루션을 개발했다. 원화 입출금 검증을 전문으로 하는 자금세탁방지(AML) 및 이상거래탐지(FDS) 솔루션을 중심으로 컴플라이언스 사업을 전개 중이다.

해당 솔루션은 업비트-케이뱅크, 코인원-카카오뱅크 등 국내 주요 거래소와 은행이 도입했다. 2020년 6월 이뤄진 업비트와 케이뱅크 간 실명계좌 개설 제휴를 보난자팩토리가 물꼬를 트면서 업계에서 기술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앞서 거래소와 은행은 2018년 1월 정부가 가상자산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추가적인 실명계좌 연동 제휴를 맺지 못하던 상태였다. 가이드라인 이전에 계약을 맺었던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곳만 거래소 지갑과 연결된 실명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4대 거래소'라는 개념이 생기게 된 주요 배경이 됐다. IBK기업은행을 통해 실명인증 가상계좌를 운영하던 업비트는 실명계좌 확대를 위해 보난자팩토리의 솔루션으로 자금세탁 이슈를 해소했고 케이뱅크와 손을 잡을 수 있었다.

보난자팩토리의 솔루션은 가상계좌 기반의 원화 입출금 형태를 실계좌로 변경했다. 입출금이 이뤄지기 전에 이상 거래를 판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거래소 입장에선 독립적인 제3자 기관이 입출금 명령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명령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거래소와 제휴를 맺고 있는 은행 입장에서는 자금세탁방지 부서의 부담을 덜 수 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은행에서 통장을 개설한다고 하면 많은 증빙서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목적으로 통장을 사용할 수 있다. 전적으로 고객의 말을 믿고 통장을 개설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가령 A 은행에서 통장을 개설할 때 '가상자산 거래 목적으로 통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는다고 해도 고객은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다. 그렇게 거래가 이뤄져도 은행이 고객에게 이용을 제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하고 객관적인 수단으로 고객의 계좌 거래 목적을 은행에 알려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고객이 고위험 상품군을 이용할 때 은행이 관리해야 하는 포인트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역할을 우리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난자팩토리는 본업인 AML·FDS 기반 원화입출금 솔루션과 가상자산 지갑 검증 솔루션을, 보난자스토리는 실명인증 가상계좌와 지급·결제대행 서비스를, 보난자플러그는 공인전자문서 솔루션과 통합인증 중계 서비스를 각각 수행한다.
보난자랩은 가상자산 투자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긍정적 인식 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터니티솔루션은 가상자산 분야와 무관하지만 '사물인터넷(IoT) 기반 자동화 전문기업'이라는 본래의 지향점을 바탕으로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을 병원에 공급 중이다.
김 대표는 "컴플라이언스 서비스를 하나의 회사가 모두 갖고 있으면 이해관계 충돌의 여지가 있다. 네이버·카카오와 협약을 맺고 이들을 3자 인증에 활용하고 있다"며 "입출금을 검증하는 핵심은 보난자팩토리가 맡고 그 외의 부수적인 업무는 모두 분리시켰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는 돈을 벌려고 하는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쉽게 마약을 구매하는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현재 원화 입출금이 가능한 거래소가 5곳 있다. 3~4곳 정도만 솔루션을 도입해도 거의 대부분은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가상자산을 나쁜 쪽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가상자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생기도록 하겠다"며 "컴플라이언스 서비스를 계속 강화해 나가면서 회사의 수익성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신규 서비스에 대해 "가상자산 시장은 24시간 운영된다. 언제든 특이 사항에 대응하고 추적할 수 있는 AI 딥러닝 기술을 핵심으로 한다"며 "실제 유효한 지갑인지, 해당 인물이 마약을 얼마나 구매했는지 등을 잡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실명인증 가상계좌 서비스도 출시한다. 기존 가상계좌의 경우 정해진 계좌로 금액만 송금하는 방식이라 자금세탁·불법거래 가능성이 있는 반면, 실명인증이 더해지면 이 같은 문제를 차단할 수 있게 된다. 기술 개발을 마치고 은행권과 도입 논의를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불법적으로 돈이 들어오고 악용될 수 있는 소지를 차단하는 쪽으로 계속 기술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며 "원천 차단은 못하더라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목표다.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밝은 이미지로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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