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엔 AI 기관총으로 제거...’폭탄 삐삐’ 배후 모사드의 암살작전史
지난 17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무선호출기 폭발 사건 배후로는 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가 유력하게 지목된다. 폭발물을 다른 사물로 위장해 터뜨리는 등 수법이 그동안 모사드가 감행해 온 암살 작전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모사드의 암살 작전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6년 7월 이집트군이 팔레스타인 난민을 징병해 이스라엘을 공격하려 한단 첩보를 입수한 모사드는 이집트 군사정보부 수장이었던 무스타파 하페즈 중령을 가자지구 한복판에서 살해했다. 당시 공격에 소포로 위장한 폭발물이 쓰였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촌을 급습한 팔레스타인 테러 조직 ‘검은 9월단’ 수장 알리 하산 살라메도 1979년 레바논에서 자동차 폭탄 테러로 숨졌다. 당시 폭탄은 모사드의 원격 조종으로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1월엔 이란 압사르에서 운전을 하던 핵과학자 모흐센 파크리자데가 인근 트럭에서 쏟아진 기관총 사격을 맞고 숨졌다. 당시 모사드는 파크리자데의 주요 이동 경로를 파악해 그의 얼굴을 감지하는 AI(인공지능)를 기관총에 탑재시키고 트럭에 실은 뒤, 수일 전부터 도로에 주차해놓았다고 알려졌다. 트럭은 사건 직후 증거 인멸을 위해 자폭했다.
가장 최근 표적은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였다. 하니예는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주도한 인물이다. 지난 7월 31일 이란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찾은 그는 숙소에서 급습을 받고 숨졌다. 알자지라 등은 당시 익명의 이스라엘 관리들을 인용해 “모사드가 취임식이 열리기 약 2개월 전부터 하니예가 머물 숙소를 파악하고 소형 폭탄을 설치해 이날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전날(7월 30일)에는 레바논 이슬람 무장 단체 헤즈볼라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졌다. 모사드가 슈크르의 은거지를 파악해 이스라엘군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사드 암살 작전 역사엔 실패 사례도 있다. 1974년 7월 검은 9월단 수장 살라메를 암살하려 노르웨이로 파견된 모사드 요원들은 한 모로코인을 살라메로 오인해 죽였고, 후에 노르웨이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997년엔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하마스 정치 지도자였던 할레드 마샬 독살 시도에 실패했고 이후 미국 정부 압박으로 하마스에 해독제를 제공하는 굴욕을 겪었다.
2010년 테니스 선수로 위장한 모사드 요원들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머무르던 하마스 지도자 마흐무드 알마부흐를 사살했지만, 호텔 CCTV에 얼굴이 찍히고 해외 위조 여권을 사용한 게 발각되는 등 부주의로 지적받았다. 지난해 10월 7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1200여 명이 사망하고 250여 명의 인질이 끌려간 사건을 두고도 모사드가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에 직면했다. 후에 이스라엘 정부는 “우리는 우리의 사명을 완수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모사드(Mossad)
이스라엘의 해외 정보기관. 히브리어로 ‘기관’이라는 뜻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학살에서 살아남은 유대인을 안전하게 이주시키기 위해 1949년 총리 직속 기관으로 설립됐다. 1960년 아르헨티나에 숨어 지내던 나치의 유대인 학살 책임자 아돌프 아이히만을 체포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중동과 유럽 지역에서 이스라엘 적성국 요인의 암살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배후로 거론됐고, 개입 여부를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았다. 직원은 약 7000명이고 연간 예산은 27억달러(약 3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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