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후 850조 '뉴 스페이스' 향해 … 韓스타트업, 위대한 첫발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강민호 기자(minhokang@mk.co.kr),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2023. 3. 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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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인 이노스페이스가 발사체를 쏘아올리는 등 우주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한국도 민간 중심 우주 경제인 '뉴스페이스'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번에 브라질에서 발사체 한빛-TLV를 시험발사한 이노스페이스는 고체 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로켓'을 만든다. 이노스페이스는 하이브리드 로켓 분야에서 국내 1위, 세계 3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하이브리드 로켓의 장점은 폭발 위험이 없는 '안전성'으로, 국내에서 로켓을 개발해도 해외 운송의 제약이 없어 사업자가 원하는 지역에서 발사하는 '찾아가는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미 브라질과는 2026년까지 발사 계약을 마쳤다.

이노스페이스는 2026년에는 500㎏까지 실을 수 있는 발사체를 상용화할 예정이며 2030년에는 유인 우주선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김 대표는 "내년에 50㎏ 중량의 한빛 나노로 상업 서비스를 시작한 후 2026년에는 탑재 중량 500㎏대의 한빛 미니에 대한 서비스를 할 예정"이라며 "탑재 중량이 늘면 발사 서비스도 점차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길은 한국이 'G5(주요 5개국) 강국'으로 올라서기 위해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다. 전 세계는 현재 우주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력 질주 중이다. 우주 분야 시장 조사 및 컨설팅 업체인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우주 경제 규모는 3700억달러(약 400조원)다. 225조원인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550조원인 비메모리 반도체시장 규모에 육박한다.

우주시장은 2030년 지금보다 두 배에 달하는 6420억달러(약 85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을 빼놓고선 경제 성장을 논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발사체는 물체와 사람이 지구에서 우주로 향하는 유일한 운송수단인 만큼 우주산업 내에서도 가장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국제 시장조사기관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우주 발사 서비스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42억1000만달러(약 18조6000억원)로 2021년 126억7000만달러(약 16조6000억원)에 비해 1년 만에 12.6% 성장했다. 2029년에는 319억2000만달러(약 42조원)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발사체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스페이스X는 기업가치가 최대 1500억달러(약 197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대표적인 우주항공산업 기업으로 꼽히는 록히드마틴 시가총액 1189억달러(약 156조원)를 뛰어넘는 규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한국 기업도 '한국판 스페이스X'를 목표로 우주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누리호(한국형 발사체·KSLV-II) 고도화 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을 수주하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발사체 기술을 이전받아 민간 우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네 차례의 누리호 추가 발사를 통해 민간 기업에 기술 이전이 본격화된다. 올해 발사될 한국형 발사체는 이미 단별 조립이 완료된 상태이지만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후 발사될 발사체 3기를 함께 제작하면서 제작 기술 숙련도를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설계 노하우를 비롯한 기술도 이전받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과거 누리호의 액체 엔진 6기 제작을 맡으면서 기술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스페이스허브가 힘을 실어준 데 따른 것이다. 스페이스허브는 한화그룹 우주·항공협의체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주)한화가 참여하고 있다. 오너 3세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직접 팀장을 맡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발사체는 우주산업의 핵심 분야"라며 "발사체를 통한 우주 수송 서비스부터 위성 활용 서비스, 우주 탐사에 이르는 우주 사업 가치사슬을 구축해 국내 최초로 우주산업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누리호 사업에서 체계 총 조립과 1단 추진체 탱크 개발에 참여하며 우주사업 역량을 쌓았던 KAI 역시 한국의 뉴스페이스 시대를 열기 위해 뛰고 있다. 누리호 체계 총 조립을 맡아 KAI는 300여 개 기업이 제작한 부품을 바탕으로 발사체를 완성한 바 있다.

최근 KAI는 발사체 제조뿐만 아니라 위성 활용 서비스시장에까지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12일에는 강구영 KAI 사장이 "2050년에는 매출 40조원, 세계 7위 우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도 선포했다. 특히 우주 사업에 대해선 "기존 중대형 중심의 플랫폼을 소형·초소형까지 확대하고, 고부가가치 위성 서비스시장 진출을 통해 뉴스페이스 시대를 주도적으로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국내 스타트업도 뉴스페이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이노스페이스와 함께 기술적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발사체 기업으로 꼽히는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위성체 제작업체인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드림스페이스월드, 우주로테크 등이 한국의 대표적인 우주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이새봄 기자 / 강민호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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