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물극필반의 교훈
한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믿을 만한 요리사였던 백종원의 추락은 시작부터 예정된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물극필반(物極必反),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하게 된다는 뜻이다. 달도 차면 기울듯, 세상의 모든 것들은 필연적으로 변화한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와는 정반대의 국면이 펼쳐지는 것이다. 백종원의 추락은 바로 이 고전적 지혜가 현실에서 증명되고 있는 생생한 사례다.

2025년 들어 백종원을 둘러싼 논란은 마치 댐이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빽햄 가격 논란을 시작으로 원산지 표기 위반 등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에 큰 타격을 입혔다. 그런데 이 모든 문제들의 뿌리를 들여다보면, 그가 정점에 있을 때 이미 싹트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백종원에게는 선택의 순간들이 있었다. 10년 넘게 방송 활동을 하며 충분한 인지도를 쌓았을 때, 방송 출연을 줄이고 기업 경영에 더 집중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방송은 방송대로, 사업은 사업대로 명확히 분리해서 운영할 수도 있었을 터이다. 하지만 당시 그에게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었고, 굳이 변화를 택할 이유가 없어 보였을 것이다.

2. 방송과 사업, 두 마리 토끼를 쫓다
백종원의 추락은 욕심에서 시작되었을지 모른다. 방송인으로서 얻은 인기와 신뢰를 사업 확장의 도구로 활용하려 했던 것이다. 이는 마치 한 손으로는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그 사랑을 돈으로 바꾸려 했던 것과 같다. 문제는 이 두 역할이 근본적으로 충돌한다는 점이었다. 방송에서 그는 자영업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을 도와주는 따뜻한 멘토였다. 하지만 사업에서는 가맹점주들로부터 로열티를 받아야 하는 본사 대표였다. 방송에서는 진정성을 팔고, 사업에서는 브랜드를 팔아야 했다. 이 이중성이 결국 그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혔다.

3. 성공의 덫에 빠진 현대판 이카루스
그리스 신화의 이카루스는 밀랍으로 만든 날개로 하늘을 날다가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서 추락했다. 백종원의 이야기도 이와 닮아 있다. 방송을 통해 얻은 절대적 신뢰는 그에게 거의 무적에 가까운 브랜드 파워를 안겨주었다. 소비자들은 백종원이 추천하면 무조건 믿었고, 가맹점주들은 그의 이름만 믿고 거액을 투자했다. 하지만 그 신뢰의 무게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물극필반의 법칙에 따르면, 어떤 것이 정점에 도달했을 때가 바로 추락의 시작점이다. 백종원은 2020년대 초중반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방송인 중 한 명이었다. 정치권에서도 러브콜을 받을 정도였고, 그의 한 마디가 식당가의 트렌드를 좌우했다. 바로 그때가 그가 한 걸음 뒤로 물러나야 할 순간이었다.

4. 추락이 주는 교훈
백종원으로부터 우리는 배워야 한다. 사람은 정말 잘 나가기 시작하면, 그때가 가장 위험하며, 곧 그 자리에서 내려올 준비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성공은 마치 독과 같아서, 적당히 마시면 자신감을 주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판단력을 흐리고 현실 감각을 잃게 만든다. 사물이나 형세는 고정불변인 것이 아니라 흥망성쇠를 반복하게 마련이라는 뜻도 있고,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뜻도 담겨 있다. 백종원의 추락은 바로 이 욕심 때문일 수 있다. 방송인으로서의 영향력과 기업인으로서의 이익을 동시에 극대화하려다가 두 영역 모두에서 신뢰를 잃게 된 것이다.
2025년 5월, 백종원은 결국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너무 늦은 결정이었다. 그가 만약 전성기 때 스스로 물러났다면, 그리고 기업인으로서의 책임에 더 충실했다면 지금과 같은 추락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에 가정은 없다. 물극필반의 법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된다.

진정한 지혜는 정점에서 스스로 내려올 준비를 하는 것이다. 달이 차기 전에 스스로 기울어지는 겸손함, 파도가 최고점에 도달하기 전에 잔잔해지는 절제력. 백종원의 이야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성공한 사람들에게 던지는 경고이자 교훈이다. 성공했을 때일수록 더욱 조심해야 하고, 정점에 섰을 때일수록 다음 발걸음을 신중하게 내디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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