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편견 깬, 국제 네일아트 대회 최연소 챔피언 “세계적인 브랜드 만들고 싶어요”
광주 출신 박현민군 국제 네일 아트대회 최연소 그랜드 챔피언 등극
네일 프로 컴피티션 역전 우승…70여 국제대회 수상 ‘실력자’
어머니 권유로 13살에 학원 다녀…고1 때부터 해외 대회 준비
국제네일아트 대회인 ‘2024 네일 프로 컴피티션(Nail Pro Global Competitions)’에서 광주 출신 네일아티스트 박현민(18)군이 그랜드 챔피언에 등극했다.
미국 네일아트 대회를 원조로 하는 네일 프로 컴피티션은 10개월 간 3~4개의 대회를 열어 우승자를 가리고 현장 경연 역시 블라인드 심사를 도입, 공신력 있는 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대회는 지난 2023년 9월 태국에서 시작해 6월까지 총 4번의 대회를 치렀고, 누적 점수가 가장 높은 박현민군이 세계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경연은 출품과 현장 종목으로 나눠 모두 9개 부문에서 펼쳐진다. 출품작은 손톱에 그림을 그리거나 보석을 붙인 아트작품 5점을 미리 제출해 심사를 받고 대회 당일 현장 경연에서는 손톱 연장 기술로 승부를 겨룬다.
그랜드 챔피언 등극을 목표로 했던 박 군은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9개 부문에 모두 참가했다.
“3번째 대회까지는 20점 차이로 일본 선수에 밀려 랭킹 2위였어요. 마지막 대회까지 합산하며 최종 1등이 됐죠. 무엇보다 연장 기술은 손톱 길이와 두께가 가장 일정해야 하는데, 연습으로만 실력이 느는 분야예요. 수없이 연습한 점이 인정받아 더 뿌듯합니다.”
그는 나이는 어리지만 말레이시아 잉카 대회 학생 챔피언, 일본 JIBC 네일 아트대회 출품작 1등, 태국 네일 프로 우승 등 70여 개 대회에서 수상한 실력자다.
이번 수상으로 학생 챔피언 2개와 그랜드 챔피언 등을 소유하게 된 그는 “차근차근 올라온 사람은 저밖에 없을 것”이라며 “심사위원들이 최연소 그랜드 챔피언이라고 했다”며 웃었다.
그가 꿋꿋이 이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건 어머니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5살 때부터 할머니 집에 있던 매니큐어 바르는 걸 좋아했던 그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늘 가짜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며 어린시절을 보냈다.
어머니의 권유로 13살 때 네일 학원에 다니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고등학교 1학년부터는 혼자 태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 대회를 준비했다.
“처음엔 좀처럼 상을 받지 못했어요. 밤새 연습하고, 연구하고, 유명한 선생님 따라 다니며 수업도 들었죠. 실력이 쌓이고 나서는 해외에서 통역사를 두고 네일 수업을 진행하며 견문을 넓혔어요. 대회를 준비하며 예전 작품을 다시 보곤 하는데 실력이 많이 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남자가 네일아트를 한다는 편견도 있었다. 중학교 시절 ‘남자인데 왜 네일을 하냐’는 등 차별을 받았고, 말을 더듬어 친구들의 심한 놀림도 받았다. 그는 그래서 더 성공하고 싶었다.
지금은 수많은 대회에 출전하며 이름이 알려져 많은 회사들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받는다.
1년 전 그는 ‘PHM네일’ 회사를 설립, 글리터 제품을 출시했고 지난 태국 박람회와 베트남 대회 때 유명 선수들에게 협찬도 했다.
“네일아트는 손톱이라는 작은 캔버스에 저만의 상상력으로 스타일을 빼곡히 채워넣을 수 있어 매력적이고 정말 재밌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게 꿈이에요. 또 지금의 브랜드를 키워 한국의 네일 아티스트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회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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