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탔다가 방사능 피폭? 승무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사선의 정체

지구 자기장이 열려있는 북극 항로 이용 시 피폭량 최대 10배 증가

설레는 마음으로 탑승한 해외여행 비행기가 사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 샤워실일 수 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지상은 지구의 두터운 대기와 강력한 자기장이 우주에서 날아오는 유해 물질을 막아주는 안전지대다.

하지만 비행기가 순항하는 고도 10km 상공은 이 보호막이 현저히 얇아져 우주 방사선이 여과 없이 쏟아지는 위험 구역이다.

우주 방사선은 초신성 폭발이나 태양 활동으로 인해 우주 공간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의 흐름을 말한다.

이 입자들은 총알처럼 빠른 속도로 날아와 기체 벽을 뚫고 승객과 승무원의 몸을 통과하며 DNA 사슬을 끊어놓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인천에서 뉴욕을 한 번 왕복할 때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병원에서 가슴 엑스레이를 5번 찍는 것과 맞먹는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에서 미국이나 유럽을 갈 때 주로 이용하는 북극 항로다.

지구의 자기장은 북극과 남극으로 모여드는 깔때기 형태를 하고 있어 극지방 상공은 우주 방사선이 집중적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입구와 같다.

이 경로를 비행할 때의 피폭량은 적도 지방을 비행할 때보다 최대 10배 이상 높게 측정된다.

이러한 위험 때문에 항공기 승무원은 법적으로 방사선 작업 종사자로 분류되어 관리받고 있다.

충격적인 사실은 승무원들의 연간 평균 방사선 피폭량이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는 근로자들보다 5배에서 6배나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내 항공사 승무원들의 백혈병 및 암 발병 산재 신청이 잇따르며 우주 방사선과의 인과 관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어쩌다 한 번 여행을 떠나는 일반 승객이 당장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확률은 낮다.

하지만 세포 분열이 활발한 유아나 임산부 그리고 잦은 해외 출장을 다니는 비즈니스맨이라면 이 보이지 않는 위협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지구라는 거대한 방공호를 떠나 맨몸으로 우주와 마주하는 일임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