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혹평 받았는데...해외서 세계 1위 질주중인 신작 한국 영화

한국은 '대환장', 세계는 '대열광'… 영화 <대홍수>가 던진 기묘한 화두

지난 12월 19일 공개된 김병우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대홍수>를 바라보는 국내외 시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내 포털 평점은 3점대(10점 만점)를 기록하며 고전 중인 반면,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에서는 미국을 포함한 70~90여 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무엇이 이토록 다른 반응을 만들어냈을까?

국내 혹평의 핵심: "광고와 다른 장르적 배신감"

국내 관객들이 등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기대했던 장르와 실제 영화의 간극'에 있다.

예고편만 보면 <해운대>나 <2012> 같은 화끈한 재난 탈출극을 기대하게 만들지만, 영화는 중반 이후 갑자기 SF 심리 스릴러와 인공지능(AI) 루프물로 급커브를 튼다.

또한 한국 관객들은 속도감 있는 전개와 명확한 인과관계를 선호한다. 그러나 <대홍수>는 폐쇄된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반복되는 설정과 모호한 은유를 던지며 관객의 '도파민' 대신 '두뇌 풀가동'을 요구했다. "재난 영화 보러 왔다가 난해한 인디 영화를 본 기분"이라는 후기가 압도적인 이유다.

해외 열광의 이유: "K-콘텐츠가 변주한 고지능 SF"

반면 해외 평단과 시청자들은 이 '예측 불허함'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해외의 평단은 <대홍수>를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루프물 설정과 <인터스텔라>의 감정적 SF를 적절히 섞어낸 '하이브리드 장르'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가디언(The Guardian) 등 해외 매체는 이를 "시니컬하면서도 매혹적인 SF의 성취"라고 평했다.

여기에 <오징어 게임>의 박해수와 <이태원 클라쓰>, <마녀>로 인지도가 높은 김다미의 조합은 해외 유저들이 일단 클릭하게 만드는 강력한 티켓 파워가 되고있다.

또한 국내외 공통적으로 인정받는 부분은 수중 액션과 VFX(시각특수효과)입니다. 물이 차오르는 아파트 계단에서의 사투는 언어와 상관없이 전달되는 보편적 긴장감을 선사했다.

김병우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이 영화는 단순한 재난물이 아니라 인류의 마지막 날, 인간의 감정과 사랑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묻는 영화"라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OTT 시장에서는 단순한 액션보다는 <다크>나 <1899>처럼 시청자가 해석하고 토론할 수 있는 '퍼즐 박스(Puzzle Box)'형 서사가 인기다. 국내에서는 생소하게 느껴지는 <대홍수>의 모호함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는 오히려 '지적인 놀이터'가 된 셈이다.

<대홍수>, '대폭망'인가 '대작'인가?

결국 <대홍수>는 한국 관객에게는 '불친절한 사기극'이었고, 해외 관객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주는 K-SF'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도파민을 자극하는 직관적인 재미를 원한다면 실망할 수 있겠지만, 영화가 끝난 뒤 "방금 내가 본 게 뭐지?"라며 해석을 찾아보는 재미를 즐기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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